[위크&인천] 몸집만 커지는 인천경제… 산업 개편·AI 기반 성장 유도 필요

유진주 2025. 7. 1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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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와 반도체, UAM(도심항공교통) 등 신성장 산업에 힘 입어 인천의 각종 경제지표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난 2023년 처음으로 부산을 뛰어 넘으며 인천은 명실상부한 제2의 도시로 자리잡아가고 있죠.

거시적인 지표와는 달리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천 경제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산업 구조의 불균형은 점점 커지고 있고, 저부가가치 중심의 고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천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경제 발전을 위해 어떻게 대응해나가야하는지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인천시와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인천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로 공동 개최한 ‘2025 지역경제 세미나’에서는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인천경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분야 대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경인일보DB


■ 빛 좋은 개살구 ‘인천 경제’…업종 쏠림심각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동재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인천의 각종 경제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00년 이후 인천 경제는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는 특정 산업에 집중된 결과”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요?

큰 틀에서 보면 인천의 경제 성장세는 아주 긍정적입니다. 2000년 이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연 평균 약 4% 성장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인천의 총부가가치 성장률(경제성장률)은 연 평균 5.8%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2023년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1위이기도 했죠. 인천의 고용 규모(전국 근로자 중 인천 거주 근로자 비율)와 노동생산성(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창출액) 등도 2023년 기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산업별로 성장 규모에는 크게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천 제조업 업종별로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석탄·석유화학(바이오)과 전기전자·정밀기기(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인천 전체 GRDP에서 서비스 업종은 인천국제공항과 항만의 영향으로 운수·창고업 비율이 크게 확대됐고, 인구 증가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 업종 등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습니다. 반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정보통신, 금융·보험업 등의 비율은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천의 산업 성장은 특화산업 일부에만 일어나고 있으며, 고용은 저생산성 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제조업 고용(일자리)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아닌 소수의 고생산성 산업이 평균을 많이 끌어올리고 있는 게 인천 경제의 현실입니다.

이날 세미나에 모인 전문가들은 인천의 산업별 불균형을 해소해야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이동재 과장은 “지역 내 양질 일자리 부족으로 상당 인력이 다른 지역에 유출되는 구조 역시 문제가 있다. 제조업 고용 분야에서 유출되는 인력을 높은 생산성을 가진 산업으로 이동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서울·경기에서 근무 중인 인천 거주자의 일부라도 지역 내 고용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인천의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고용여건을 개선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법률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가상자산·핀테크 관련 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인천은 집값 등에 따른 수동적 인구유입이 많은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인천을 선택하도록 정주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남겼습니다.

사진은 인천 신항 전경. /경인일보DB


■“AI(인공지능) 활용해 인천 산업 혁신 이뤄야해”

이날 세미나에서는 인천 경제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AI 기술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AI 는 최근 이재명 정부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히며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강희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관호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딥러닝을 이용해 인천 기업들 간 원료·부품·장비 등 거래관계가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는데요. 인천지역 내에서도 충분히 원료나 부품을 조달할 수 있음에도 다른 지역 기업과 거래하는 업체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강희찬·김관호 교수는 인천지역 기업들간 거래 협력관계를 늘려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AI 기반 플랫폼을 제시했습니다. 지역에 어떤 업체가 존재하는지, 어떤 구매처가 있는지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치 않고 거래 품목별로 적합한 거래처를 역제안(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강희찬 교수는 “충분히 지역 내에서 거래 가능한 파트너들이 존재하지만, 정보가 부족해 실현하지 못하는 인천 업체들이 많다”며 “현재도 인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이 있지만, 사람이 기입한 정보를 나열해주는 형식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I 기반 플랫폼을 만들어 인천지역 기업들간 협력 네트워크를 더 많이 구축한다면, 인천경제 성장에 도움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첨단산업과 기존 산업을 연계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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