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건강보험 등 사회 재정에 부담' 75%, '직장서 생산성 저하' 61% [여론 속의 여론]

2025. 7.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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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형태의 변화와 인식 격차 조사]
흡연자 비율 21%, 남성·중장년층 높아
여성·청년층 중심, 전자담배 사용 증가
흡연시작 연령 평균 22세, 4명중 1명은 10대
선호 금연정책 1위는 '금연구역 확대'
흡연자 4명 중 1명, 건강 이상 경험
서울 시내 한 흡연구역 모습. 연합뉴스

최근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전체 흡연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50대 남성(42.1%)과 20대 여성(12.1%)의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사용자 비율은 5.1%에서 8.7%로 급증했으며,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도 다시 상승세를 보여 직장(8.0%)과 공공장소(8.6%)에서의 간접흡연 피해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처럼 세대별, 성별 흡연 행태가 다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흡연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급변하는 흡연 환경 속에서 국민들은 흡연과 금연 정책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2025년 6월 13~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흡연 행태와 인식, 금연 정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흡연자 비율은 전체의 21%로, 과거 흡연 경험자 22%를 포함하면 10명 중 4명이 흡연 경험이 있다. 특히 남성의 흡연율(33%)은 여성(9%)보다 3.6배 높고, 40대(31%)와 50대(28%)의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현재 사용 중인 담배 종류로 일반(연초) 담배가 72%로 가장 많으며, 궐련형 전자담배(37%), 액상형 전자담배(12%)가 뒤를 잇는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남성(34%)보다 여성(45%)에서 높으며, 30대(46%)와 40대(44%)에서 높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도 20대(44%)와 여성(19%)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전통적 일반(연초) 담배 사용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여성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시각물_연령별 흡연율 그래픽=이지원 기자
시각물_성별 현재 흡연자 비율
시각물_흡연 담배 종류 그래픽=이지원 기자

현재 흡연자 및 흡연 경험자(424명)의 흡연 시작 평균 연령은 22세이다. 성별로는 남성 21세, 여성 25세로 여성의 흡연 시작이 평균적으로 늦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여성 흡연자의 28%가 만 30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남성의 동일 응답률이 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여성의 흡연은 사회생활의 후반기 또는 중년 이후에 시작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현재 흡연자 중 청소년 시기 흡연 진입도 적지 않다. 전체 응답자 중 18%가 만 18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했으며, 18~29세 10명 중 3명(29%)은 10대 시절부터 흡연을 시작했다.

최초 흡연 시 사용한 담배 종류로는 일반(연초) 담배가 93%이다. 여성이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했다는 응답이 13%(궐련형 8%, 액상형 5%)로, 남성 6%(궐련형 5%, 액상형 1%)보다 높으며, 18~29세 응답자 중 14%(궐련형 9%, 액상형 5%)가 전자담배로 첫 흡연을 시작했다. 최초 흡연 시 일반(연초) 담배 사용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으나, 일부 청년층과 여성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가 첫 흡연 진입 경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각물_흡연자 비율
시각물_최초 흡연 시 사용한 담배 종류 그래픽=이지원 기자

현재 흡연자의 26%가 흡연으로 인한 건강 이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여성 흡연자의 31%가 건강 이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남성(25%)보다 많고, 50대 흡연자 중에서는 35%가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 고졸 이하(31%), 저소득층(월 300만 원 미만, 35%) 등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일수록 흡연으로 인한 건강 이상 경험 비율이 높다.

응답자의 94%가 흡연이 신체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고, 70%는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은 폐암(93%), 후두암과 구강암(각 89%)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10명 중 8명(79%)은 심장병과 뇌졸중을, 10명 중 6명(63%)은 췌장암이 흡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흡연이 중독 및 의존증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응답이 88%이고, 절반 이상이 집중력 저하(68%), 충동조절 장애(64%), 수면장애(64%), 불안(63%)을, 절반 이상이 우울감(57%), 스트레스 증가(57%)가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와 비교해 흡연이 신체와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낮으며, 흡연과 질병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 역시 낮은 경향을 보인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로는 ‘오랜 기간 습관이 되어서’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으며, ‘니코틴 중독’(48%), ‘금연 의지 부족’(47%), ‘스트레스 해소 수단’(43%) 순이다. 습관이나 의지, 스트레스 해소 등 심리적인 요인에 대해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응답이 유사하나, 신체적·생리적 원인에 대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인식 차가 존재한다. ‘니코틴 중독’을 꼽은 비율은 비흡연자(53%)가 흡연자(27%)보다 2배가량 높고, ‘금단 증상’이라는 응답도 비흡연자(40%)가 흡연자(26%)보다 14%포인트 높다.

현재 흡연자 중 71%는 금연 시도 경험이 있다. 금연 시도 방법으로는 ‘자가의지에 의한 금연’이 69%로 가장 많다. 니코틴 패치나 껌 등 보조제는 36%, 보건소 프로그램은 28%에 불과하며, 병원 치료, 금연 콘텐츠·앱 활용 등은 6% 내외로 낮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자가의지에 의한 금연 비율이 78%로 남성(67%)보다 높으며, 금연 서적이나 콘텐츠 활용도 여성(14%)이 남성보다 높다.

시각물_금연을 위해 시도한 방법 그래픽=이지원 기자

전체 응답자의 86%는 흡연을 중독으로 인식하며, 80%는 치료와 지원이 필요한 문제라고 본다. 흡연이 국민건강보험 등 사회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은 75%, 직장에서 생산성 저하 요인이 된다는 응답도 61%다. 10명 중 8명은 흡연자에 대해 부정적(82%)이며, 공공장소에서는 비흡연자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도 85%로 높아, 흡연자보다 비흡연자 중심의 권리 보호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하다.

반면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므로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절반 수준이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흡연은 중독’이라는 인식(70%)과 ‘사회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54%)이 비흡연자(각각 90%, 81%)에 비해 낮아, 흡연 여부에 따른 인식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강화됐으면 하는 금연 정책으로는 ‘금연구역 확대’가 48%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는 ‘전자담배 규제 강화’(42%), ‘담배 가격 인상’(38%), ‘금연 지원 서비스 확대’(36%), ‘금연 캠페인 확대’(28%) 순이다. 흡연자는 ‘금연 지원 서비스 확대’가 58%로 가장 높은 반면, 비흡연자에서는 ‘금연구역 확대’가 52%로 가장 높다. ‘담배 가격 인상’에 대해 비흡연자의 43%가 지지한 반면, 흡연자에서는 20%에 그친다. 흡연자는 지원 중심의 정책을, 비흡연자는 규제 중심의 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각물_흡연에 대한 인식 그래픽=이지원 기자

성별로는 여성(46%)이 남성(37%)보다 전자담배 규제 강화에 더 우호적이며, 연령별로는 18~29세의 절반 이상이 ‘금연구역 확대’(54%)와 ‘담배 가격 인상’(51%)을 답해 규제 강화에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40대는 ‘전자담배 규제 강화’ 선호 응답이 5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번 조사 결과는 흡연 행태와 인식이 세대와 성별, 사회경제적 배경 등에 따라 다층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연 정책 또한 보다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금연구역 확대나 전자담배 규제 등 비흡연자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흡연자에겐 실질적 금연 지원 서비스를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자담배 사용 증가, 여성과 청년층의 흡연 증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중독에 대한 인식 격차 등 최근 변화된 흡연 양상을 반영한 맞춤형 금연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성현정 한국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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