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평균 정자 수 반토막 났다”…식습관·스트레스로 힘들어진 임신에 ‘이 산업’ 뜬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남성 불임 매년 증가…2021년 5500만명 넘어서
불균형적 식습관·만성 스트레스 등 이유 복합적
‘정자 건강’ 관심 갖는 남성 늘며 관련 산업 성장
집에서 정자 채취·우편 보내면 앱으로 결과 확인
“남성 불임 환자 문제, 더 많은 선택지·지원 필요”
![임신한 여성이 초음파 검사를 위해 기다리는 모습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2/mk/20250712092132291dmci.jpg)
이처럼 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정자를 냉동 보관하거나 정자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자은행은 수십년 전 부터 존재해왔지만 최근에는 번거롭게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하게 정자를 채취하고 검사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집에서 채취한 정자를 우편으로 보내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분석 결과를 받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레거시(Legacy)가 대표적입니다. 레거시는 연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 내 남성 불임 시장의 최대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와 자본가들로부터 5000만달러(약 683억원)의 투자를 받은 레거시가 현재 보유한 고객 수는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레거시가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편을 통해 정자 상태를 검사받을 수 있는 ‘편리함’입니다. 레거시는 연간 100~150달러로 미국 동부 지역에 위치한 시설에 채취된 정자를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정자은행 등 병원들이 요구했던 비용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입니다. 레거시의 모기업 기브 레거시(Give Legacy) 창업자 칼레드 크틸리는 “평소 사용하는 아이폰과 검사 시간 5분만 있으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정자 상태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 부족이 이어지면서 남성 불임 문제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정자 수는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불임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8%(6명 중 1명 꼴)가 한 번 이상의 불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뉴욕 스타트업 레거시(Legacy)가 선보인 정자 채취 키트 [사진 출처 = 레거시 홈페이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2/mk/20250712092133723qkqm.png)
남성 불임 환자 증가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음주·흡연·인스턴트 음식 등 불균형한 식습관이 꼽힙니다. 특히 서구화된 식단과 과도한 가공식품 섭취는 증가한 반면 운동 등 신체 활동은 줄어들면서 남성 생식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외에도 현대인의 고질병인 직장 생활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 야근, 불규칙한 수면 등이 남성 호르몬 저하와 정자 생성 저하를 야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남성 수요를 감지한 업계에서는 레거시와 유사한 간편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습니다. 정자 냉동 스타트업들은 주로 임신 계획이 있거나 노화로 인한 정자 수 감소, 암 등 건강 문제 등을 겪는 남성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습니다. 덴마크와 영국에 본사를 둔 엑시드 헬스(ExSeed Health)는 유럽 전역의 고객들에게 키트를 보내 집에서 정자를 검사하고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과거에는 채취된 정자를 살아 있게 유지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채취된 정자 샘플은 보통 1시간 이내에 의료전문가의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에 지난 2018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전거 배달원을 통해 정자 샘플을 운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현재는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는 보존제가 동반된 검사·채취 도구를 통해 우편으로도 정자 샘플을 운반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생식 능력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서비스 발전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비뇨기과 전문의 아민 헤라티는 “불임 문제를 겪는 남성 수가 점점 늘어나는데 임신은 남녀 모두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확히 인식할 때 훨씬 더 잘 이루어진다”며 “남성 불임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공감과 다양한 선택지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尹 자택 압수수색에 김계리 “쇼질 좀 작작…당사자는 구치소에” - 매일경제
- 청약·재건축·경매까지 융단 폭격…수요억제에 경기도 풍선효과 변수 - 매일경제
- “내 남편이 왜 저 차에서?”…차량 들이받은 40대 아내 선고유예, 왜? - 매일경제
- 발열부터 구토·설사까지…불볕더위에 폭증한 ‘이 질병’ - 매일경제
- 활활 타오르는 두산에너빌리티, 소폭 조정에 초고수 매수세 몰려 [주식 초고수는 지금] - 매일경
- 가만히 있어도 땀 줄줄 나는데…폭염 속 실외기 옆에 방치된 개 두 마리 - 매일경제
- 식품 제국 꿈꾸는 초콜릿 왕국…미국 ‘국민 시리얼’까지 삼켰다 - 매일경제
- 삼성 시스템반도체 수장 “엑시노스2600 준비 중…좋은 결과 있을 것” - 매일경제
- 매경이 전하는 세상의 지식 (매-세-지, 7월 12일) - 매일경제
- 유니폼 판매로 확인된 이정후의 인기...전반기 17위 랭크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