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너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카메라 워크 K]

현대 사진의 살아있는 전설 ‘랄프 깁슨’이 직접 선정한 제1회 <랄프 깁슨 어워드> 수상자 중 1명인 정희승 작가의 사진전이 부산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 제목은 ‘멀리서 너무 가깝게’. 빔 벤더스의 동명 영화에서 따온 것이라지만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미술관 측의 설명은 이렇다. 피사체에 다가가려는 시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식의 흔들림을 함께 보여준다.
전시는 미술관 세 개 층에서 진행된다. 2층에 걸린 12점의 작품이 사진전 제목과 같은 타이틀로, 나머지 4점은 ‘풀밭 위의 구두’로 구별 지었다. 1층에서는 제주 해변의 일출과 일몰을 기록한 영상 ‘해변에서’가 방영된다. 지하는 높이 220cm의 대형 패널로 구성된 ‘윌더’ 4점이 전시됐다.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멤버이기도 한 백현진 작가의 사운드도 공간을 채운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통해 길을 잃은 감각을 체험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실제로 관람객은 비록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전시장에서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이 명료한 의미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 작가의 노트를 읽어보면 혼란은 가중된다.
“산은 정상을 향하는 정복자들을 위한 곳인 반면, 숲은 방황하는 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만약 숲으로 향하는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오르지 길을 잃기 위함이다. 길을 잃어버리는 행위를 통해서만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무료.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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