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조개에서 ‘이것’ 나온다지만…거기 숨은 ‘작은 우주’는
8년 전 외손녀가 태어났다. 늘 보고 싶지만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만나지 못한다. 그래도 만나기만 하면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신다. 나이가 어려 보통의 차를 함께 마시지는 못하지만, 버블티 정도는 같이 마실 수 있다. 어린 손녀와도 즐길 수 있는 버블티가 있어 좋다.
버블티(Bubble Tea)는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거품이 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현재는 버블티 속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펄(pearl, 진주)이 물방울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버블티라 부른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펄티'(진주차)로도 불린다.
버블티는 1980년대 대만의 타이중(臺中) 지역의 티하우스(tea house)에서 탄생하였다. 아이스티로 만들어 판매하던 티하우스에서 타피오카 펄을 차에 넣어 탄생하였다는 설도 있고 또 다른 티하우스에서 우유와 설탕을 첨가한 차에 타피오카 펄을 넣어 탄생하였다는 설도 있다. 초기에 이 음료는 주로 대만 내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현재는 여러 대륙에서 다양한 변형 버블티가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버블티의 기본적인 구성 재료들은 타피오카 펄, 차, 우유, 감미료 등 네 가지이다. 타피오카 펄은 버블티의 상징적인 요소이다. 캐사바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들어지며, 쫄깃한 식감을 가진다. 보통 검은색을 띤다. 쫄깃쫄깃한 식감을 가져 씹는 재미를 더해주며, 음료의 독특한 포인트가 된다. 펄을 만들 때 포함되는 물과 설탕에 의해 식감과 풍미가 조절된다.
버블티의 기본이 되는 차는 홍차, 녹차, 우롱차이다. 홍차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차 종류이며, 강한 향과 깊은 맛 때문에 버블티와 잘 어울린다. 녹차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상큼한 맛을 제공한다. 우롱차는 녹차와 홍차의 중간 정도 맛을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향과 진한 맛으로 버블티 가치를 높여준다. 차를 우려내는 방식도 버블티의 맛을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차를 우려내어 차갑게 식힌 후 음료로 만들지만, 더운 차에 타피오카 펄을 넣기도 한다. 차의 우려내는 시간, 온도, 차 종류에 따라 맛의 변화가 커서 찻집에서는 이를 매우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버블티의 또 다른 주요 성분은 우유
일반적으로 우유는 차에 부드러운 맛을 더한다. 우유 대신 두유, 아몬드 우유, 코코넛우유와 같은 대체 우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우유 종류가 버블티의 풍미를 크게 좌우한다. 차의 진득한 느낌이나 가벼운 맛, 고소한 맛이 우유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감미료는 설탕 시럽, 꿀, 또는 과일 농축액 등을 사용하며 음료의 맛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과일 시럽은 망고, 딸기, 복숭아 등 다양하다. 음료의 당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다양한 버블티'(Taipec),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 제9권 병든 조개의 진주', '굴 속 진주'(BBC), '진주종성중이염'(Health topics). [사진=유영현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2/KorMedi/20250712070241426rwri.jpg)
최근 버블티는 더 다양해졌다. 타피오카 펄 외에도 다양한 추가 재료가 들어간다. 푸딩, 알로에, 코코넛 젤리, 그리고 팥 같은 재료를 넣어 버블티에 다양한 식감을 더한다. 다양한 맛과 질감을 조합하여 더 다채로운 음료가 되었다. 이 다양한 스타일의 음료는 이름만 진주차가 아니라 진주와 같은 보석 음료가 되었다.
흔하면서도 귀한 보석진주, 질병 이름으로도 쓰였다는데
진주는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보석으로 사랑을 받았다. 역사가 오랜 만큼 인류와 친근하다. 진주가 이름에 포함된 질병도 있다.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불리는 귀 질병이다.
정식 명칭은 cholesteatoma이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colles" (피지)와 "steatos" (기름)에서 파생된 말이다. 진주라는 표현은 귀에서 형성되는 덩어리나 낭종이 크기가 커지면서 진주 모양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 모양 때문에 간혹 "pearl tumor"나 "pearl-like cholesteatoma"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만, 공식 의학용어는 아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주 목걸이》라는 세계 명작 소설이 있다. 모파상의 소설 원제목은 《목걸이》이고 이 소설은 진주가 아닌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제목을 변경하여 출판하였다. 주인공은 목걸이를 탐낸 대가로 10년 동안 빚더미 속에서 살았다. 주인공은 소설의 마지막에 목걸이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이 빚에 눌려서 헛되게 보낸 10년 세월을 통해 작가는 인생의 허무함을 보여준다. 학창 시절 책장에 있던 세계문학전집의 프랑스 문학 편에 이 소설이 들어 있었다.
예부터 문학작품전집은 흔히 언어와 시대를 기준으로 나누었다. 1990년대에 이문열 작가는 이런 기준을 깼다. 그는 주제를 기준으로 소설을 분류하여 《이문열의 세계 명작 산책》이라는 전집을 편찬하였다. 그의 시도는 문학작품을 읽는 독자들이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과 정서를 중심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유도하려는 것이었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성찰에 이르게 하려는 그의 의도는 강한 지지를 받았다.
이문열, '병든 조개의 진주'에 숨은 뜻은
이문열 작가에 따르면 문학작품은 '사랑의 여러 빛깔' (제1권) '죽음의 미학' (제2권) '성장과 눈뜸' (제3권) '환상과 기상' (제4권) '삶의 어두운 진상' (제5권) '비틀기와 뒤집기' (제6권), '사내들만의 미학' (제7권) '시간의 파괴력과 돌아보는 쓸쓸함' (제8권) '병든 조개의 진주' (제9권) 그리고 '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제10권)으로 분류된다. 모파상의 《진주 목걸이》는 마지막에 급반전을 이루기 때문에 제6권 비틀기와 뒤집기 분류에 속하였다.
이문열은 일부 세계문학 작품들을 '진주'로 분류되는 작품군에 넣었다. 제9권 '병든 조개의 진주'로 분류된 작품들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아름다움, 가치, 혹은 교훈을 강조하는 소설들이다. 작가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으면 이 부류의 작품들은 더 잘 이해된다.
"상식이나 논리로 해석이 안 되는 인물과 사건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초월성이나 신성함을 부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광기나 일탈로 제쳐 놓는 것이다. (중략…) 대개는 광기와 일탈로 제쳐 놓기 십상이다. 하지만 병든 조개만이 진주를 품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신도 때로는 병들어서야 더 찬연한 아름다움과 진실을 드러내는 수가 있다. 여기서는 특히 시대의 중압이 인간 정신에 병으로 기능하여 빚어낸 단편들을 중심으로 열 편을 모아 '병든 조개의 진주'란 제목 아래 묶는다."
그에 의하면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고통받는 인물이 겪는 내적 갈등과 병리적 상태는 마치 병든 조개가 진주를 품듯,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나 진리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다. 개인 내면의 불안정함, 고통스러운 현실과의 충돌, 그리고 사회로부터의 소외라는 고통스러운 심리적 상태는 단순한 비극이 아니고 삶의 진정한 의미나 깨달음을 준다.
정신병을 앓는 인물들은 파괴적이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작가에게는 인간의 본질적인 고통과 구원의 문제를 심오하게 탐구할 기회를 준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노신의 《광인일기》, 다자이 오사무의 《쾅, 쾅, 쾅》, 외젠 이오네스코의 《무소》, 제롬 샐린저의 《바나나피시가 나오는 날》 등이 이 부류에 포함된 작품들이다.
진주가 특별한 까닭
진주는 화학으로 설명하면 탄산칼슘과 단백질의 합이다. 환경의 산물이다. 외투막 가장자리 세포에 붙은 불순물 표면에 진주층이 덧씌워지면서 생성된다. 조개껍질 안쪽이나 조개 몸속에 불순물이 붙거나 돌아다니다 진주가 된다. 조개에게는 성가신 존재이지만 조개의 고통 덕에 보석이 탄생한다.
조개의 아픔이 진주를 낳지만, 진주는 질병 실체의 하나가 되어 환자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 반면, 진주는 소설의 한 부류가 되어 고통을 통해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교훈을 가르쳐 준다. 마침내 진주는 버블차에 넣어져 기쁨의 펄로 달콤함을 선사한다. 진주는 삶의 빛과 어두움, 기쁨과 고통을 모두 담고 있는 작은 우주이다.
유영현 원장(오디오칼럼 1+1이야기 https://www.youtube.com/@yhyoo0906)

유영현 원장 (yhyoo@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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