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걱정하는 연구자들이 모인 이유[벌통을 열다]

[파이낸셜뉴스]“2022년 월동봉군(겨울나기 한 꿀벌)이 다수 폐사하면서 꿀벌 부적응 현상이 널리 알려졌다. 꿀벌이 각광 받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 때문에 연구 과제를 기획할 때 ‘꿀벌 강건성 확보’라는 표현을 썼다. 건강한 꿀벌은 생태계를 보존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한상미 국립농업과학원 양봉과장)
전날 1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상이변 꿀벌 다부처 공동연구사업’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예방수의학회 및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주관한 심포지엄은 한국예방수의학회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특별 세션으로 진행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부처 공동연구 중간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꿀벌 보호를 위한 연구진들의 다양한 해법이 발표됐다. 공동연구사업에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기상과학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앞서 5개 기관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약 484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꿀벌 보호 및 관리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검역본부는 △이상기온 대응 꿀벌 스마트 관리 기술 개발 △건강한 봉군 유지를 위한 꿀벌 최적 영양분석 △기후변화 대응 화분매개벌의 농업생태계 서비스 증진 기술 개발 △밀원·재래꿀벌 양봉산물 특성 및 효용 가치 증진 기술 개발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검역본부 김재명 세균질병과장은 “꿀벌질병을 현장에서 진단법을 사업체와 함께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며 “농가에서 꿀벌 질병이 의심되면 꿀벌을 본부에 보낸다. 본부는 꿀벌 시료를 통해 주요 질병 17종 세균 바이러스, 농약 43종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꿀벌 질병 관련해서 진단법 및 약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과학원은 △이상기온 대응 꿀벌 스마트 관리 기술 개발 △건강한 봉군 유지를 위한 꿀벌 최적 영양분석 △기후변화 대응 화분매개벌의 농업생태계 서비스 증진 기술 개발 △밀원·재래꿀벌 양봉산물 특성 및 효용 가치 증진 기술 개발 등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농업과학원 한 과장은 “월동봉군이 폐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응애’(진드기)라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았다. 또 (응애) 약제 저항성이 원인이라는 것도 밝혔다”며 “꿀벌 실종 범인이 응애라는 점을 홍보해 농가가 사양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과원은 데이터 기반 꿀벌 사양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에 적합한 꿀샘식물 개발 및 밀원단지 조성 모델 개발 성과를 발표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꿀샘식물 개화시기 예측 원형모델 및 개화시기 데이터베이스 구축 결과를 공유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화분매개곤충 인벤토리 구축 및 생태계서비스 평가모델 개발 연구를 발표했다.
이날 김규랑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밀원식물 개화시기 예측을 위한 원형 모델 및 개화시기 DB 개발'을 발표했다. 위성자료, 현장관측, 꽃가루 관측 등 다양한 자료원을 통합해 구축한 밀원수 개화 DB는 기후변화에 따른 밀원수종 관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양봉을 하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 '꽃이 언제 피는 지를 아는 것'이다. 개화 시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꽃 피는 시기에 맞춰 벌의 세력을 맞추기 때문에 결국 봉군 관리에서 정확성이 핵심이다.
모창연 강원대 교수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응애 및 말벌류 등 해충 발생 특성 및 디지털 관리기술 개발' 역시 흥미로웠다. 양봉인에게 가장 큰 천적은 응애와 등검은말벌이다. 연구는 꿀벌응애 모니터링을 위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카메라가 응애를 자동 식별해 양봉인의 내검(벌통을 들여다 보는 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등검은말벌 유인하는 덫에 식초보단 와인이 효과가 큰 것도 확인했다. 평소 주로 막걸리로 말벌 덫을 만드는데 와인을 넣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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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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