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의혹 넘쳐도…여권 “문제될 것 없다”

김정재 2025. 7. 1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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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축구’.

이재명 정부의 첫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과정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보좌관 갑질·제자 논문 표절·코로나19수혜주 투자(이해충돌) 등 의혹이 연일 불거지는데 후보자들은 “청문회에서 답하겠다”며 해명을 하지 않고 관련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선 “문제없다” “낙마 없다”고 말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때의 되풀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가 충남대 총장으로 출마할 당시 학교의 후보 검증위가 검증했고,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 “이공계 연구윤리 지침상 대학원생 논문에 교수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용인된다. 인문계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미국으로 조기 유학 보내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어린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현실과는 미스매치인 부분이 있다”며 “그 부분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라 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말 그대로 의혹이다. 후보 본인의 해명을 청문회에서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고장 난 변기를 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명이라도 낙마 시 이 대통령에게 타격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침대 축구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침대 축구’는 다음 주 국회 인사청문회 수퍼위크(14~18일)를 앞두고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14일 여성가족부(강선우) 후보자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배경훈)·해양수산부(전재수)·통일부(정동영) 장관 후보자 등 4개의 청문회가 열린다. 15일에는 국가보훈부(권오을)·환경부(김성환)·중소벤처기업부(한성숙)·국방부(안규백) 장관 및 국세청장(임광현) 등 5명 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된다.

민주당은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에도 소극적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배우자의 코로나19 수혜주 주식 투자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배우자 등 7명의 증인 채택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외면한 채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단독 의결했다. 이외에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등 최소 5명 후보자의 청문회도 증인 없이 열릴 예정이다.


여당 “1명만 낙마해도 대통령 타격…침대 축구 비판 듣더라도 버텨야”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야당의 준비 시간을 뺏고, 국민 시선을 분산시키겠다”(지도부 관계자)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수퍼위크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행정안전부(윤호중)·보건복지부(정은경) 장관 후보자뿐 아니라 오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병행된다.

“후보자의 역량 중심으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법제화도 시도한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청문회를 ▶도덕성 검증을 위한 비공개 공직 윤리 청문회와 ▶전문성과 정책 역량 등을 검증하기 위한 공직 역량 청문회로 분리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10일 대표발의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11일 “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조만간 심의해 반드시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과거 야당 시절엔 극구 반대했던 방안이다.

국민의힘에선 “(후보자들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해명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인사청문회에서 얘기하겠다’면서 뭉개고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나온다”(8일 송언석 원내대표), “김민석 총리 때와 같은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7일 김동원 대변인)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수적 열세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치명적인 의혹이 추가로 나올 경우 임명 강행은 새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중진 의원)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인지 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우영 의원은 11일 SBS라디오에서 ‘청문회에서 해명이 안 되면 지명을 철회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얘기하기는 곤란하지만, 국민의 감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국민 여론을 파악하겠다”(강훈식 비서실장)며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렸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인사청문회 TF를 이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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