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의 아버지’ 묘비명은 ‘인쇄업자’

이후남 2025. 7. 12. 00: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메이커
애덤 스미스 지음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100달러 지폐에도 그 얼굴이 실려 있다. 발명가, 정치가를 비롯해 비롯해 그를 이르는 말이 많은데 그가 생전에 미리 쓴 묘비명의 표현은 ‘인쇄업자’. 젊은 시절부터 인쇄업자로 성공을 거둔 그는 여러 도서와 직접 만든 신문은 물론 지폐, 복권, 포장지, 술집 허가증, 군대 증명서 등 온갖 잡다한 인쇄물을 찍어냈다. 인쇄술의 역사를 ‘책’의 역사로만 여기면 간과하기 쉬운 대목이다.

이 책 『북메이커』는 인쇄, 제본, 종이, 활자, 비도서 인쇄, 대여, 소규모 독립 출판 등 책 만들기에 관한 역사를 각각 서구의 특정한 인물들, 모두 18명을 초점으로 펼쳐낸다. 프랭클린 같은 예외를 빼면 대개 낯선 이름들. 18세기에 종이의 대량 생산 공정을 만든 이도, 20세기 초에 옛것을 본뜬 활자를 만든 이도, 16세기 메리-애나 콜레트 자매처럼 인쇄된 성경을 이리저리 오리고 붙이고 그림까지 곁들여 새로운 책으로 만든 이도, 유료 도서관을 대중화한 이도 나온다.

낯선 인물들인데도 극적인 삶, 혹은 삶의 극적인 대목이 퍽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들의 발자취가 지금 흔히 보는 형태를 넘어 책이라는 물건의 속성에 대한 또 다른 눈을 틔워준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