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침묵 속…강선우 ‘보좌관 갑질 의혹’ 일파만파
최근 5년간 보좌진 46차례 교체…‘갑질’ 논란 확산
직장갑질119 “명백한 갑질, 여가부 장관 임명 반대”
민주당 “청문회 지켜보자”…與일각 “터질 게 터져”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서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 편견과 갈등이 한국 성장의 추동력을 발목잡지 않도록 조정하고 때로는 결단을 하겠다"며 "조정과 결단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가 지겠다"고 했다.
'차별받는 이들'을 지키겠다던 강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돌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강 후보자가 보좌관들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일부에겐 폭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고발의 진원지가 야당이 아닌 당 내부라는 점에서 정부와 여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노동계 일각에선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져가는 양상이다.

'변기 수리 지시'부터 폭언까지…쏟아지는 의혹들
앞서 SBS는 지난 9일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쓰레기 수거·변기 수리 등 집안일을 시키며 갑질을 일삼았다"는 취지의 강선우 의원실 전직 직원 증언을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강 후보자는 "가사 도우미가 있어 집안일을 보좌진에게 시킬 필요가 없고, 변기 수리를 부탁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SBS는 10일 강 후보자와 해당 보좌진이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메시지 내역을 토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자택 변기에 물이 심하게 새고 있으니 살펴봐 달라"는 강 후보자의 요청, "수리를 마쳤다"는 보좌진의 보고 등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문자를 공개한 것이다. 결국 이 사안은 강 후보자의 '거짓 해명'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 게 비단 한 번이 아니라는 주장이 당 내부에서 제기된 것이다. 실제 국회의원 보좌진 등의 익명 제보·신상글이 실리는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강 후보자의 추가 갑질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 후보자가 자신의 대리운전을 보좌관에게 시키고, 폭언을 했다는 식의 주장이다.
익명 게시판의 특성상 제보자의 신뢰성, 제보의 신빙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사저널과 만난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보좌관은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얘기가 많다"며 "강 후보자가 보좌진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일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강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의원실 보좌진을 46차례 교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중복 집계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고 정확한 교체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분명 이례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與 "청문회 지켜보자"…野 "대통령이 선택할 때"
강 후보자는 오는 14일 청문회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청문회를 지켜본 뒤 공식 입장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 전까지 섣불리 '진실'을 판단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여러 의혹이 터져 나왔지만 본인 얘기를 안 들어봤기 때문에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원내수석은 '낙마는 없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의 희망이고 대통령실도 똑같이 희망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입장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노동계와 야당은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갈등 조정자'가 되겠다던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갑질 논란에 휘말린 것부터 치명적인 결함이라는 주장이다. 동시에 민주당과 민주당보좌진협의회 등이 먼저 적극적인 실태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커져가는 양상이다.
직장갑질119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갑질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확대해야 할 책무를 지닌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국회와 각 정당에 '보좌진 인권침해 및 갑질 실태조사'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들은 "국회 보좌진 인권침해 문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며 "계약 연장 여부가 의원의 평가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 속에서 의원실 보좌진들은 부당한 지시와 초과 근무에 시달리면서도 문제 제기조차 못한 채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를 겨냥해 "갑질을 폭로하는 보좌진이 늘고 있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보좌진에게 갑질한 강선우 의원을 징계할 생각을 하지 않고, 다른 보좌진들의 입까지 틀어막는다"며 "보좌진의 인격을 훼손한 강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감싸주냐는 (같은 당) 지적도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분노가 타오르고 있다. 대통령과 민주당이 선택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2016년 민주당 부대변인을 시작으로 당내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지냈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서울 강서구갑)에 당선되면서 복지위와 운영위, 여가위 위원을 맡았다. 22대 국회에선 복지위 간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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