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몰라 문 닫는다"…폭염에 우는 쪽방촌 여성 주민들
【 앵커멘트 】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는데 방문을 걸어 잠그고 더위를 견뎌는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쪽방촌 여성 거주자들이라고 하는데요. 혹시나 모를 범죄 위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 황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영등포구의 한 쪽방촌, 좁은 단칸방 안에 온도가 섭씨 35도를 넘었습니다.
엄청난 열기에 몸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쪽방촌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임헌순 씨에게 여름은 유독 불편한 계절입니다.
▶ 인터뷰 : 임헌순 / 쪽방촌 주민 - "여기 아저씨들 막 술 먹고 욕하고 막 그래가지고 잘 안 나가 저런 데는. 밤이고 낮이고. 나가면 막 시비 걸고 욕먹으면 싫잖아."
방 안 열기를 조금이라도 빼내려 문을 열고 싶지만 여성 거주자들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 인터뷰 : 쪽방촌 여성 주민 - "안 열어놓고 잠가요. 덥고 그래도 싫어요. 내가 밀리니까. (누가 무서운 사람 올까 봐) 응. 올까 봐."
▶ 스탠딩 : 황지원 / 기자 - "쪽방촌 복도에는 공용에어컨이 설치돼 있는데요. 여성 거주자는 문을 열지 않고 방 안에서 폭염을 견디는 실정입니다."
서울에 있는 주요 쪽방촌 5곳에는 모두 2,200여 명이 거주 중인데, 이 가운데 13%인 300여 명이 여성입니다.
주변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남녀 공용 쉼터가 있지만 남성 이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인터뷰 : 김형옥 / 영등포 쪽방상담소장 - "(여성 분들은) 남성분들하고 평소에도 동네에서도 교류가 거의 좀 없거든요. 쉼터 오면 좁은 공간에 남녀가 같이 있을 수밖에 없고…."
쪽방촌 자체가 좁고 건물이 불법 건축물인 경우가 많아 남녀를 분리한 쉼터를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 2023년 여성 거주자들을 상대로 문을 조금이라도 열 수 있도록 안전문고리 100여 개를 지원했지만 실제 이용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철제 문고리를 버티기엔 목재로 된 문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뾰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쪽방촌 여성 거주자들은 오늘도 방문을 닫은 채 폭염을 견디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지원입니다.
[hwang.jiwon@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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