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2시간 일하면 20분 휴식’… 현장은 “그게 되겠나”

조수현 2025. 7. 1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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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휴식시간 보장 법제화 결정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폭염 규칙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위로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폭염 상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도록 하는 규정을 법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모든 사업장에 일률 적용하기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법제화를 미뤘는데 최근 극한의 무더위 속 사망 사례가 속출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경우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심사해 통과시켰다.

규개위는 당초 중소·영세사업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모든 사업장에 일률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사안에 대해 재검토를 권고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처벌이 가능한 만큼, 현장의 수용성을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게 기존 규개위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무더위에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실신하거나 숨지는 일까지 벌어지자 노동부의 요청을 받은 규개위는 다시 심사를 벌여 결론을 바꿨다. 지난 8일엔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정리하던 60대 남성이 폭염 속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기도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휴게시설이 마땅하지 않은 사업장이 많은 데다, 인력이 보충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조항이 될 수 있어서다. 경기도 내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김모(51)씨는 “불을 때고, 튀기는 작업이 일상이라 체감온도가 굉장히 높은데, 조리흄 같은 문제로 환기를 수시로 시켜야 해 에어컨이 있어도 큰 도움이 안 돼 휴식 보장이 반갑기는 하다”면서도 “지금도 인력이 업무마다 딱 정해져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데 제대로 현장에서 휴게시간이 보장될지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 35도까지 상승하는 등 폭염이 이어진 10일 오전 수원시의 한 거리에서 택배기사가 택배를 옮기고 있다. 2025.7.1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등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해당 조항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민주노총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고·플랫폼 노동자들도 휴식 조항을 보장받을 수 있게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규개위는 제도 시행에 따른 사업장 우려가 있는 만큼, 노동부에 규정 준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소규모 사업장 대상 지원과 홍보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규정 시행 뒤 실태조사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노동부는 후속 절차를 진행해 다음주 중에는 개정된 규칙을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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