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역 MBC 빠졌나”…‘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언론노조 내 갈등

최성진 기자 2025. 7.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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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법에 공영방송 등 5곳만 ‘임명동의’ 적용
SBS·민방 이어 지역MBC “연대 어디로” 반발
이호찬 “강제력 높은 편성규약이 대안 될 것”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방송3법 통과를 위한 108배 투쟁’을 진행했다. 언론노조 제공

방송3법에 나오는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조항을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내부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공정방송’ 보장 수단 중 하나인 해당 조항이 공영방송 세곳과 보도전문채널 두곳만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에스비에스(SBS) 등 지역·민영방송사 노동조합에 이어 지역문화방송(MBC) 노조까지 법안 논의에 참여해 온 언론노조 집행부를 비판하고 나선 탓이다. 언론노조는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남은 입법 과정에서 임명동의제의 실질적 강화 방안을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지역방송은 보도 자유, 공정방송 필요없나”

‘공영방송 지역문화방송 노동조합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언론노조는 진정 노동조합 맞나’ 제목의 성명에서 임명동의제가 일부 방송사에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두고 “그토록 바꾸자고 함께 외쳐왔던 방송법에서 보도의 공영성을 지켜내야 하는 곳이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방송사만의 문제였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 기구는 언론노조 소속 전국 16개 지역문화방송지부가 꾸린 임시 연대체다.

이들은 성명에서 언론노조 집행부를 향해 “엠비시(MBC)가 다 같은 엠비시가 아니란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방송법 개정을 통해 보도책임자 임명동의 규정을 법률에 담고자 한 취지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지역방송은 자유도, 독립도 필요없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이 이달 초 처음으로 공개한 방송3법, 곧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단일안에는 공정방송 보장을 위한 수단으로 보도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 도입이 포함됐다. 이는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교육방송(EBS) 등 공영방송 세곳과 와이티엔(YTN), 연합뉴스티브이(TV) 등 보도전문채널 두곳을 대상으로 한다.

개정안이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위를 거쳐 지난 7일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적용 대상에서 빠진 지역·민영방송사의 노조들이 먼저 반발하고 나섰다. 똑같이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해 방송하고, 똑같이 보도를 주요하게 편성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공영방송 등 5개 방송사만 임명동의제 적용 대상으로 삼았느냐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특히 지역문화방송 노조는 ‘같은 문화방송’인데 ‘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뺀 것은 더욱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에서는 임명동의제 대상 방송사를 ‘한국방송공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최다출자자인 방송사업자, 한국교육방송공사,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문화방송은 방문진의 지분이 70%인 문화방송 본사, 곧 ‘서울 문화방송’만 해당하게 되고 지역문화방송 16곳은 모두 빠지게 된다. 지역문화방송은 모두 방문진이 아니라 서울 문화방송이 최대주주다.

■ 언론노조 중앙집행위…다음주 머리 맞댄다

방송3법 국회 처리를 둘러싼 조직 내 불만이 커지자 언론노조 집행부는 오는 15일 임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소속 지본부를 대상으로 그간의 방송3법 논의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11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법제화는 언론노조의 요구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논의 과정에서 단일안에 포함된 측면이 더 크다”며 “이미 지상파 3사를 비롯해 많은 방송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보도책임자’는 물론 편성책임자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범위의 임명동의제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려 보도책임자만 임명동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에 대해 언론노조도 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에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설치 및 편성규약 준수 의무화 조항을 포함시킨 만큼, 향후 실행 과정에서 각 방송사별로 임명동의제를 편성규약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을 보면 각 방송사는 편성위원회를 두지 않거나 편성규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재허가 심사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와 달리 이 조항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에 모두 해당된다.

이 위원장은 “임명동의제가 법제화 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처벌 조항이 없는 만큼, 그 강제력을 높이려면 결국 이 또한 편성규약에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편성규약을 통해 임명동의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역민방 등 임명동의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조직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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