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사투 농어민들…오리 농장주 "하룻밤에 100마리 넘게 죽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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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2시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한 오리농장에는 한낮의 태양이 사정없이 내리꽂혔다.
지붕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 100여 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더위에 지친 새끼 오리들은 물이 담긴 그릇 주위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나주는 전국 최대 오리 산지인데, 10일 넘게 이어진 폭염에 오리들이 속절없이 죽어나가니 자기 몸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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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바다에 어민들도 노심초사
정부, TF 꾸리고 대책 마련 분주

10일 오후 2시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한 오리농장에는 한낮의 태양이 사정없이 내리꽂혔다. 지붕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 100여 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더위에 지친 새끼 오리들은 물이 담긴 그릇 주위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축 늘어진 오리들은 사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았다. 시름시름 앓다 배를 뒤집어 깐 오리들도 눈에 띄었다. 열사병에 걸린 듯 천장과 바닥을 구분하지 못해 허공을 향해 연신 헛발질을 하는 오리도 있었다.
농장주 임종근(58)씨는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호스를 연결해 농장 주변에 계속 물을 뿌렸다. 나주는 전국 최대 오리 산지인데, 10일 넘게 이어진 폭염에 오리들이 속절없이 죽어나가니 자기 몸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임씨는 "현재 축사 내 온도가 40도를 웃돌고 있다"며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100~150마리가 폐사해 있다"고 토로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돼 전국의 농어민들은 애써 키운 가축과 작물 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까지 전국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52만 마리가 넘는다.

대형 축산농가는 대부분 축사에 분무 시설을 갖췄어도 요즘 같은 폭염에는 바닥 습기 때문에 되레 한증막(汗蒸幕)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도 어려움이다. 임씨는 "결국 선풍기 의존도가 높은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나주에서만 농가 7곳에서 선풍기 과열로 화재가 났다"고 전했다.
바다도 펄펄 끓고 있어 양식장도 초비상이다. 전남의 전 해역은 3일 이상 수온이 28도를 넘어 지난 9일 고수온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지난해(7월 24일)보다 16일이나 빠르다. 어민들은 한 해 전 악몽이 떠올라 몸서리치고 있다. 지난해 양식하던 조피볼락(우럭)이 전멸하는 피해를 당한 황광현(58) 여수시 남면 화태리 어촌계장도 마찬가지다. 황 계장은 "작년에도 고수온으로 천문학적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시기가 더 빨라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8월에는 수온이 30도 이상 치솟을 것 같아 피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농어민 폭염 피해 확대가 우려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관계 기관과 긴급 회의를 열어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매일 현장 상황을 점검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재해대응 예비비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고위험 축산 농가들에 차광막과 환기팬, 송풍팬 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나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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