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방문 마친 네타냐후…‘휴전’ 뒤로 하고 ‘자기만족’만 채웠다
“하마스 물리치고 인질 되찾을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나흘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가자 휴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가자 전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네타냐후 총리 개인으로는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을 모두 만나는 ‘외교 수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자기 만족에 그친 방문이었다는 비판도 있다.
10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가 나흘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그는 워싱턴 방문을 마무리하며 뉴스맥스와 한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들을 추가로 석방하는 데 합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붙잡고 있으며, 이중 20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엿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는다면 이 사태는 내일, 아니 오늘 끝날 수도 있다”며 “우리가 달성불가능한 전쟁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하지 않겠다. 우리는 이 ‘괴물’들을 물리치고 인질들을 되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하마스가 항복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전쟁에 복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그들은 이미 첫번째 휴전 이후 ‘전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두번째 휴전 이후에도 같은 말을 했다. 또 세번째 휴전 후에도 더이상 싸우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첫번째, 두번째 휴전 이후에도 (우리는) 다시 돌아왔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 가자 전쟁이 발발한 뒤 2023년 11월과 2025년 1월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완전한 항복과 무장해제 등을 조건으로 재공습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 종전의 조건으로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완전한 해체를 요구하고 있고, 하마스는 이를 거부해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태도에서 보듯, 나흘 동안의 방문 결과 휴전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가 가자 휴전 협상 합의가 1~2주 안에는 가능할 수 있으나, 당장 하루 만에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양쪽이 60일 휴전에 합의한다면 이스라엘은 그 기간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한 종전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종전 약속부터 요구하고 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주요 실권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 만찬 자리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등 트럼프 2기 핵심 참모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후 8일 의회에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제이디밴스 부통령에 이어 9일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따로 만났다. 미국 내 유대계 인사들과의 저녁 자리도 이어졌다. 5월 22일 워싱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자가 쏜 총을 맞아 숨진 이스라엘 외교관 2명의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이외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서한을 전달했고,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던 미군 비(B)-2 스텔스 폭격기 모양의 손바닥 크기 모형을 선물했다. 이란 미사일 잔해를 재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유대인들 신앙의 상징인 ‘메주자’의 케이스로 쓸 수 있도록 제작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모자를 선물로 받았다. 모자에는 “트럼프는 모든 면에서 옳았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가자 휴전’ 관련해서는 성과 없는 방문이 끝이 나자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방문으로 여겨졌지만, 지금 돌아보니 이메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일들이었다” 꼬집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에 실패할 경우 하마스에 책임을 지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휴전 협상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라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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