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미신 사이... 한국 사회 지배하는 '무속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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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무속은 일상에 깊게 뿌리내리며 위력을 발휘한다.
대신 무속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어떤 양태로 존재하는지를 중심으로 '무속의 사회학'을 썼다.
석 달간 무당을 포함한 무속 관계자 85명을 인터뷰했고, 무속 관련 범죄 10년치 판결문 320건을 분석했다.
사회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과 달리, 무속과 무속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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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연재 무속 기획 시리즈 바탕

한국에서 무속은 일상에 깊게 뿌리내리며 위력을 발휘한다. 새해마다 용하다는 점집으로 인파가 몰리고, 거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손에 왕(王)자를 쓴 채 TV 토론회에 등장했다. 당선된 뒤로는 국정 전반에서 무속인의 코치를 받았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12·3 불법계엄 당시 배후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측근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의 직업도 무속인이었다.
'방치된 믿음'은 본보 기자인 이성원, 손영하, 이서현 등 3명이 지난해 10월 14~22일 5회에 걸쳐 연재한 기사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저자들은 애초부터 무당의 행위 자체는 검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봤다. 대신 무속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어떤 양태로 존재하는지를 중심으로 '무속의 사회학'을 썼다. 석 달간 무당을 포함한 무속 관계자 85명을 인터뷰했고, 무속 관련 범죄 10년치 판결문 320건을 분석했다.

사회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과 달리, 무속과 무속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하다. 제도권 종교가 아닌데다 미신이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음지에서 벌어지는 일로 치부하는 사이, 무속으로 인한 폐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무속인이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가스라이팅을 하고, 굿에 대해 터무니없이 비싼 대가를 받는 게 대표적이다. 책에는 굿 비용으로 2억5,000만 원을 지불한 한 남성이 굿이 효과가 없다며 무속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나온다. 재판부는 그러나 남성이 굿값에 동의했고, 실제 굿이 이뤄졌다는 등의 이유로 무속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책은 이처럼 무속이 음지에서 횡행하는 '방치된 믿음'이 됐다며 최소한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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