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더니 '급사'…폭염에 심근경색 조심해야 하는 이유

홍효진 기자 2025. 7.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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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환자, 5년간 증가세…작년 14만명↑
재발 건수 매년 3000건 이상
여름철 탈수로 심근경색 위험 우려…"충분한 수분 섭취 중요"
연도별 국내 심근경색증 환자 수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최근 연이은 폭염으로 환자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근경색은 보통 환절기나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급격히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도 탈수 등으로 심장에 무리가 가면서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연간 심근경색 환자 수는 2020년 12만2231명에서 지난해 14만3310명으로 2만명 이상(약 17%) 늘었다. 연도별 추이는 △2020년 12만2231명 △2021년 12만7066명 △2022년 13만1759명 △2023년 13만9147명 △2024년 14만3310명으로 최근 5년간 계속 증가세다. 질병관리청 발생 건수 통계로 보면 △2020년 3만4060건 △2021년 3만4692건 △2022년 3만4969건으로 조사됐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혈전(핏덩이) 등에 의해 막히면서, 심장에 산소가 통하지 않아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일부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죽어 기능을 잃게 되면 심장 펌프 작용에 이상이 생겨 혈액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심부전으로 진행되거나 급사에 이를 수 있다. 심근경색은 특히 재발 위험이 높아 지속적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2022년 기준 심근경색 재발생 건수는 △2020년 3005건(첫 발생 3만1055건) △2021년 3356건(첫 발생 3만1336건)△2022년 3365건(첫 발생 3만1604건)으로 매년 3000여건에 달한다.

양인호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는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게 된다"며 "다만 다른 수술이나 치과 치료 및 내시경 등을 받아야 할 경우 출혈 위험 때문에 일정 기간 약재 복용을 중단하게 되는데, 이 기간 예상치 못하게 재발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가 재발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심근경색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우리 몸은 높아진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해 땀을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말초혈관으로 피가 몰려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 과도한 펌프질을 하면서 무리하게 된다. 땀까지 많이 흘릴 경우 탈수로 인해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면서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어갈 때 뇌졸중 환자는 66%, 심근경색 환자는 약 20% 증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 교수는 "구체적 인과관계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여름철 야외활동이 증가할 경우 체액량이 부족해짐에 따라 혈액 내에서 혈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탈수 증상이 심근경색 위험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의 대표 증상으로는 심한 가슴 통증 및 부정맥과 식은땀, 호흡곤란, 창백한 안색, 구토, 위통, 식욕 부진 등이 있다. 이 중 구토나 위통 등의 경우 급성 체증이나 위장질환으로 오인하고 넘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여름철 땀 분비로 수분 손실은 물론 소변량도 증가해 탈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이외에도 맥주 등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나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더위에 취약한 이들은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는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질병청은 "심근경색 증상 발생 시 가능한 한 빨리 일차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증상 발생 후 6~12시간 이내 병원에 방문해야 심근 괴사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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