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뇌·우뇌? 그거 한물 간 이론 아냐?...뇌과학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새롭게 재조명되는 좌우뇌 이론 [공부 뇌 만들기 프로젝트]

2025. 7. 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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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최근 뇌과학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신경생리학적 이론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해마가 기억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나 편도체의 감정 처리 기능과 같은 구체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뇌과학자들은 이러한 전통적 접근을 넘어서 인간의 정신 영역까지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뇌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뇌가 감각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perception),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고하며 (conception), 최종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behavior)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이글만(David Eagleman) 스탠퍼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들인 <더 브레인(The Brain)>,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Incognito)>,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Livewired)>에서 인간의 뇌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대중을 대상으로 쉽고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뇌과학자들은 뇌생리학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정신영역, 즉 인문학까지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뇌가 생물학적 기관이자 정신적 기관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 최근에는 개인의 정신적 활동이 뇌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탐구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뇌과학에서 개인의 뇌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 대표적인 학자인 샨텔 프랫(Chantel Prat) 교수는 그녀의 저서 <나의 뇌를 찾아서(The Neuroscience of You: How Every Brain is Different and How to Understand Yours)>를 통해 뇌과학에서도 개인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뇌과학자들이 심리학을 넘어 문학, 언어학, 역사, 철학 등을 포함한 폭넓은 인문사회 분야를 섭렵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재조명되는 이론이 바로 ‘좌우뇌 이론’입니다.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로저 스페리(Roger Sperry)가 제안한 이 이론은 이후 많은 과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좌우뇌 이론이 혈액형처럼 단순화되어 대중에게 교조적인 도그마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단순화된 접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문적 차원에서 좌우뇌 이론을 반대하는 뇌과학자들이 놓치고 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뇌를 생리학적으로 접근할 때는 좌우뇌 이론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인간의 정신영역, 특히 사람들이 왜 다르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인지영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좌우뇌 이론이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여러 뇌과학자들이 이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인간의 정신을 뇌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연구자들 중에는 좌우뇌 이론을 다시금 자신의 저서에 포함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들은 이 이론을 경직된 이분법으로 보지 않고, 좌우뇌 스펙트럼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샨텔 프랫 교수 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저는 인간의 생각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뇌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로저 스페리와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Gazzaniga)의 좌우뇌 이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습니다. 특히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세계 인식과 관련된 신경인식론 분야에서는 좌우뇌의 개념을 배제하고는 인식의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제 연구에서도 좌우뇌 이론이 도그마로 변질되어 비판받아온 경험이 있습니다. 심지어 “또 좌우뇌 타령이냐?”는 비판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하버드 의대의 세계적인 뇌과학자 존 레이티(John Ratey) 교수는 자신의 저서 <뇌 1.4kg의 사용설명법(A User’s Guide to the Brain)>에서 원래 좌우뇌 이론을 한 챕터로 구성했으나, 편집자의 권유로 그 챕터를 통째로 삭제했음을 고백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좌우뇌 이론은 뇌과학계에서 거의 금기어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개인마다 생각이 왜 다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좌우뇌 이론은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동일한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각자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바입니다. 특히 좌우뇌에 따라 시각적 인식이 달라지는데 어떤 사람은 전체를 잘 보고, 다른 사람은 세부적인 부분을 더 잘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시각적 감각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지처리방식, 더 나아가 행동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정말 문제는 이러한 현상의 근거를 좌우뇌 이론 외에는 찾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과학을 좋아하는 좌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전체보다 부분을 잘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전체를 잘 못본다는 겁니다. 그래서 과학을 좋아한다는 말은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한다는 말과 거의 같은 뜻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 남편은 공대 출신인데도 분위기 파악을 잘하는 것 같다고 항변하는 엄마도 가끔 있습니다. 이 경우, 아내도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는 좌뇌 성향이거나 남편이 우뇌 성향인데 뇌적성과 맞지 않는 공대를 전공한 것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집단적으로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는 나라가 어디일까요? 영국입니다. 영국이 근대 과학의 발상지라는 점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처럼 외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적 감각이 다르면, 그 다음 그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시스템도 다르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좌뇌적 성향의 사람들은 대상을 한 번에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들이 “사례 1, 사례 2, 사례 3 …”를 하나하나 분석한 뒤 이를 일반화하여 하나의 법칙을 찾는 귀납적 사고(inductive thinking)를 잘 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귀납적 사고를 하는 좌뇌적 성향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까요? 서양과 아시아의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구의 좌뇌성향의 사람들은 진취적 행동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체를 잘 보지 못하는 그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분위기 파악을 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자신감 있게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진정한 강점은 부단한 시행착오를 통해 점점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점입니다. 또 그들의 과제 스타일은 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세밀하게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우뇌성향이 강한 우리가 보기에는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처럼 좌뇌의 감각적 렌즈를 가지고 있으면 그에 맞는 인지시스템을 가지게 되고, 이어서 그에 걸맞은 행동스타일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좌우뇌의 스펙트럼에 따라 수천 가지 인지프로세스를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좌우뇌스펙트럼에 기반한 인지 모델은 교육 분야뿐 아니라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질환을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제시한 증상을 바탕으로 진단하고, 그에 따라 약을 처방합니다. 물론 정신과 의사들은 많은 임상 경험을 통해 역량을 발휘하고 환자를 잘 치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왜 나타나는지를 인지적 과정과 연결해서는 깊이 논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학자가 하버드 의대 존 레이티 교수입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뇌 1.4kg의 사용설명법>에서 정신의학계가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증상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인 인지적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는 사례를 통해 외부에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의 위험성을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자폐증 환자가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우울증까지 겪는 경우를 언급하며, 이 환자의 실질적인 문제는 촉각이 너무 예민해서 생겨난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이 환자의 경우, 촉각이 하도 예민해서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매일 낡아빠진 헤진 옷만 입다보니 밖에 나가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어 사회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되어 자폐 진단을 받게 되었고, 거기에 더해 우울증까지 진단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 같은 사례를 볼 때 진단에서 인지적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ADHD의 최초 연구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책 <ADHD 2.0>에서 ADHD의 원인을 인지적 차원에서 일종의 집중 모드와 휴식 모드 간의 충돌로 인한 인지적 갈등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직은 가설단계이지만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는 아이들을 만나보면 이러한 인지적 충돌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집중모드가 강한 좌뇌적 인지와 딴생각을 잘 하는 우뇌적 인지가 다 살아있는 좌우뇌 성향의 아이들의 상당수가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인지적 특성을 살펴보면, 지적 호기심이 높고 순차적으로 사고를 잘 할 수 있지만 쉽사리 딴 생각에 이끌리는 성향도 강하다 보니 집중할 때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주의력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거기에다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다보니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담임선생님의 통제에 잘 순응하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충동성도 쉽사리 발현되고 급기야는 과잉행동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역으로 추적해보면, 증상이 개선되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지적 과정에 기반한 접근은 교육 분야에서는 폭 넓게 활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수학을 싫어하고 성적이 잘 안나온다면 그 아이의 뇌인지성향을 먼저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먼저 아이가 왜 수학을 싫어하는지, 그 다음 성적이 낮은 이유를 단순히 드러나는 증상으로만 판단하기보다는 보다 깊이 있는 뇌인지 분석을 통해 살펴보는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제 뇌과학 기반의 개인화 시대를 맞아 아이들의 고유한 뇌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학습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습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최상의 결과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그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그룹 대표]

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한 뇌인지행동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어떻게 느끼고(perception), 어떻게 생각하며(conception), 어떻게 행동으로(behavior) 표출하는가에 따라 8192가지 뇌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녀에게 최적화된 공부법, 최고의 성적을 얻는 법,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찾고 꿈을 이루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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