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말만 내뱉는 잘난 분들, ‘이것’ 좀 챙깁시다...커뮤니케이션, 감정과 생각을 함께 나누는 활동 [말록 홈즈]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이 자주 언급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해답을 모색해야 비로소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집단지성은 성장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바로 ‘소통(疏通: 트일 소, 통할 통)’입니다. ‘막히지 않고 트임’, 또는 ‘오해 없이 뜻이 잘 통하게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영단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살펴보면, 소통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공유하다’란 뜻의 라틴어 ‘communicare’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공통된/공동의’란 의미의 ‘communi’에서 왔으며, ‘함께’를 뜻하는 ‘com’과 ‘책무’를 가리키는 ‘muni’의 합성입니다. 즉, 커뮤니케이션은 ‘공동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활동’에서 출발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감정과 생각, 책임을 ‘공유’하는 윤리적 행위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원사전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뜻으로 풀어주는 ‘to make common’이 새삼 다르게 다가옵니다. 흔히 ‘common’을 ‘흔한’, ‘평범한’이라고만 생각하지만, 본래 의미는 ‘함께 가는 것’, ‘모두에게 공유된 것’입니다. 소통이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며 함께 움직이기 위한 과정입니다. 평범한 지식 즉, 상식(常識: common sense)적 사고가 기반입니다. 그 바탕엔 사실과 경청이 있어야 합니다. 하버드나 케임브리지 출신의 석학이든, 황실이나 재벌가 후손이든, 사실에 근거한 설명과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공감대를 만듭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통을 가로막는 세 가지 큰 문제점을 꼽아봅니다.
-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반복하는 태도
- 논리보다는 권위나 기득권에 기대는 습성
- 통찰력 부족으로 인한 동문서답
30대 후반, 직장생활이 참 재미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평소 자기애가 넘치던 선배 한 분이 부문 후배들을 불러, 이른 바 ‘군기’를 잡았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논점일탈의 오류, 베이컨의 우상 등 고사성어 못지않은 논리들이 라떼와 섞여 흘러나왔습니다. 긴 속풀이가 끝난 듯하자, 후배들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님, 방금 말씀하신 건 사실과 조금 다르고…”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 적도, 그런 말을 한 적도 없어요.”
“이건 경쟁사와 비교 기준이 다르고, 저희가 훨씬 더 잘한 겁니다.”
그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됐어. 아무 말도 하지 마. 당신들은 말할 자격도 없어!”
그날 마음을 다친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감정 배설로 동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놓고 정작 자신의 귀는 닫아버렸던 그 선배는,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요.
사람이 사람을 보는 시각은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본인만 자신을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늘 경계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서툴고 경솔했던 시절의 멋쩍은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모르는 것들은 정확히 알려고 탐구하고, 익숙한 영역의 이야기라 해도, 다른 이의 의견에 귀기울이려고 노력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상식의 공기’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숨을 함께 쉴 수 없다면, 그곳은 살아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대화는 호흡이고, 상식은 그 호흡을 지탱하는 산소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글을 쉽고 재미있게 쓰기 위해 20년 넘게 애써 왔지만, 훌륭한 이야기꾼이라고 자부하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가끔은 특별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재미를 높이려다 보니, 타인의 흉도 보고 속 좁은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도 본래 의도를 헤아리고 격려해 주신 덕분에, 제 글도 조금씩 자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어원에 어떤 일화를 얹어 전해드릴지, 리스트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추측만으로 주장을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조금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부담 없는 지적과 자유로운 제안들을 부탁드립니다.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3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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