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다시 열렸다”…고령 시외버스터미널 갈등 3개월 만에 일단락
고령군, 구조 개편 본격 착수…화장실 불편 등 여전

11일 오전 터미널 입구를 다시 찾은 김모(68·대가야읍)씨는 "이 길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다"며 "공공시설이 차단된 상황이 어이없었는데, 이제라도 해결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터미널 사업주가 군에 보조금 증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진입로에 무단으로 펜스와 차단기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주민과 이용객들은 갑작스러운 통행 제한으로 큰 불편을 겪었고, 터미널 주변 상가는 통행 단절로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에서는 "공공 인프라가 민간의 이익 앞에서 무너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고령군은 당초 강경 대응에서 협상으로 입장을 전환했다. 실무 조율과 내부 검토 끝에 사업주와 합의에 이르렀으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펜스는 전면 철거됐다.
한 상인은 "길이 다시 열리니 매출도 활기도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철거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현재 터미널 내 화장실은 여전히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화장실 울타리 문제 역시 협의를 통해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터미널 측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한 관계자는 "운영상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역사회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소통을 최우선하겠다"고 말했다.
고령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시설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관련 조례 개정과 계약 구조 전반을 재검토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군이 직접 운영하는 공영 정류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통행로는 다시 열렸지만, 진정한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고령 시외버스터미널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시민 일상이 오가는 공공의 공간이다.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구조 개편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