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여행지원’만으론 안 된다

박경일 전임기자 2025. 7. 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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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에 숙박쿠폰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에는 '반값여행'과 '여행지원금'이 있다.

여행지에서 지출한 돈을 20만 원까지 되돌려주는 곳도 있고, '일주일 살기' 여행자에게 하루 10만 원씩을 지원해 주는 곳도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주민 대상으로 모집한 '체험단' 200명에게 오는 9월 일본으로 가는 크루즈 여행 비용을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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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수입은 제자린데 물가는 치솟으니 당연한 얘기다. 가처분소득이 줄면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어디서 줄이겠나. 여행이 ‘권리’처럼 여겨지는 요즘 세상에서도 여행비용은 ‘불요불급’한 소비다. 가더라도 가까운 데로 짧게 가고, 가서도 지출을 줄인다.

국내여행 경기가 신통찮을 때마다 정부가 꺼내 드는 게 숙박쿠폰이다. ‘숙박 세일페스타’란 이름을 걸고 하루 숙박에 2만∼3만 원을 지원해주는데, 산불 피해를 본 지역은 5만 원까지 보태준다. 특별재난지역에서 7만 원짜리 숙소에 묵는다면 요금의 28%인 2만 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72%는 나라에서 쿠폰으로 내준다.

중앙정부에 숙박쿠폰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에는 ‘반값여행’과 ‘여행지원금’이 있다. 여행지에서 지출한 돈을 20만 원까지 되돌려주는 곳도 있고, ‘일주일 살기’ 여행자에게 하루 10만 원씩을 지원해 주는 곳도 있다. 돈 한 푼 안 내는 ‘마을체험’도 많다.

급기야 지자체가 해외여행 비용을 보태준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주민 대상으로 모집한 ‘체험단’ 200명에게 오는 9월 일본으로 가는 크루즈 여행 비용을 지원해준다. 여행비용은 1인 308만 원. 체험단은 지자체 지원으로 반값만 낸다.

여행시장에 공짜와 반값이 난무하면서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정보를 발 빠르게 제공해주는 앱까지 등장한 이유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취지는 ‘여행비용 일부를 대납해줄 테니 지방 가서 돈 좀 쓰고 오라’는 거다. 지원의 정당성은 ‘여행을 떠나게 하면, 여행지에서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고 온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런 지원이 일시적으로나마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땜질식 깎아주기 말고,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도 좀 있어야 하지 않나. 높은 여행비용이 진짜 국내여행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면 여행 비용을 낮추기 위해 수요조절을 위해 여행자를 분산하는 방도를 모색하고, 고비용 구조로 가고 있는 여행시장을 개선할 대안을 찾아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값비싼 리조트나 특급호텔 말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국민 숙소’도입도 고민해 볼 만하지 않은가. 나랏돈으로 깎아주며 생색내기보다 정책을 통해 합리적 가격체계를 만들어보자는 얘기다.

박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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