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말’의 힘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명예교수 2025. 7. 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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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전공한 선배가 보내 준 글이다.

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화용론 이야기하는 김에 선배의 동의를 구하고 인용해 본다.

굳이 화용론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대화에서 말(어휘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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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전공한 선배가 보내 준 글이다. 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화용론 이야기하는 김에 선배의 동의를 구하고 인용해 본다. 선배도 누가 보내 준 글이라고 하니 아마도 인터넷상에 떠도는 글이 아닌가 한다.

어떤 사람이 친구 4명을 집으로 초대했는데, 3명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던 차에,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고,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은 친구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온다고 했습니다. 집주인은 전화를 끊고 친구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꼭 와야 할 친구가 못 온다네……”

이 말을 듣고서 친구 하나가 화를 내며, “그럼, 난 꼭 올 필요가 없다는 거잖아” 하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낙담한 집 주인은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나 원 참! 가지 말아야 할 사람이 가 버렸네……”

그 말을 듣고 다른 한 친구가 “그럼, 가야 할 사람이 나인 것 같군” 하면서 현관문을 확 열고 나가 버렸습니다. 집주인은 너무 황당해서 소리쳤습니다.

“야 이 친구야, 너 보고 한 말이 아니야.”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있던 친구가 이 말을 듣고, “그럼 나 보고 한 말이야?”라고 하면서 또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습니다.

초대한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 집주인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오늘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를 모르는 채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쉽게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아 여기에 옮겨 보았다. 별일이 아닌 것 같지만 우리의 다툼 중 대부분이 말로 인해 생긴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화용론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대화에서 말(어휘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말을 할 때 자기 중심으로 표현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대화를 하면서도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고, 무슨 말을 해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대화라는 것은 잘 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가 아름다운 대화일 것이다. 아내는 오늘도 옷을 입으면서 독백을 한다. “어머나, 스웨터가 작아졌어”라고. 자기가 살쪘다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언어에서 의미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를 할 때는 누구와 얘기하는가를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말하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말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언젠가 전원생활을 할 때 집 현관에 대문짝만하게 써 놓은 글이 있었다.

사랑과 평화의 말이 아니면 침묵!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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