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공사장 가보니…"손익는 것 같아" "땅 밟으면 어지러워"
유영규 기자 2025. 7. 1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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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짜듯 쥐어짜면 이렇게 물이 줄줄 흘러요."
낮 최고기온 36도를 기록한 어제(10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의 한 공사장에서 건설노동자 장 모(43)씨는 땀에 젖은 작업복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구의 또 다른 공사장에서 철근 작업자 김 모(52)씨는 "이렇게 더울 때는 장갑을 껴도 철근이 햇볕에 달궈져 만지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손이 익는 것만 같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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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건설현장
"빨래 짜듯 쥐어짜면 이렇게 물이 줄줄 흘러요."
낮 최고기온 36도를 기록한 어제(10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의 한 공사장에서 건설노동자 장 모(43)씨는 땀에 젖은 작업복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건설 현장의 모든 노동자는 온몸을 꽁꽁 싸맨 상태였습니다.
목과 팔에 토시를 했고, 머리엔 커다란 안전모를 썼습니다.
천으로 얼굴을 두른 사람도 있었습니다.
햇빛이나 먼지를 피하는 것 외에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젖은 작업복은 짙은 색으로 변해 있었고, 안전모 아래로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덥지 않냐'는 물음에 장 씨는 "더워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며 "일당을 받기 때문에 날씨가 덥다고 일을 안 나갈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중구의 또 다른 공사장에서 철근 작업자 김 모(52)씨는 "이렇게 더울 때는 장갑을 껴도 철근이 햇볕에 달궈져 만지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손이 익는 것만 같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 모(53)씨도 "하늘과 맞닿은 높이에 올라가 일을 하는데, 태양이 머리 위로 작열해서 너무 뜨겁다"며 "안전모 안에 열이 갇혀 땅을 밟으면 어지럽다"고 했습니다.
건설 현장의 환경은 건설사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대기업 건설사 한 현장에는 '물·그늘·휴식! 열사병 예방의 기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에어컨이 비치된 컨테이너가 여러 개 마련돼 있었습니다.
얼음 저장고와 그늘막도 비치돼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 건설사가 운영하는 현장에선 그늘막은 볼 수 없었고 정수기만 한 대 놓여 있었습니다.
근무 시간도 달랐습니다.
대기업 건설사 현장은 오전 7시∼오후 5시 근무하지만, 오후 1시∼3시 점심을 겸한 휴식 시간이 제공됐습니다.
또 일하는 1시간당 15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반면 중소 건설사 현장의 근무 시간은 오전 6시∼오후 3시였지만, 점심시간은 1시간 10분가량이었습니다.
또 1시간당 10분만 휴식했습니다.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라는 정부의 폭염 재해 예방 기본 수칙을 빠듯이 지킨 셈입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선택권이 없는 상황입니다.
대기업 건설사 현장에서 일하는 50대 김 모 씨는 "큰 회사가 그나마 휴식 시간을 잘 보장해 주고 그늘막도 잘 설치돼 있는 편"이라면서도 "건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현장을 가려서 일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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