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새로운 혐오-증오 시대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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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포크와 로큰롤 세대는 1970년대 디스코 열풍을 못마땅해했다.
그들에게 디스코는 70년대 인권운동과 더불어 부상한 새로운 문화 주체, 즉 여성과 흑인, 특히 동성애자들의 음악이었다.
한마디로 디스코는 문화적-정치적 위협이었다.
'디스코 데몰리션 나이트(Disco Demolition Night)'라 불리는 그날의 해프닝은 문화 헤게모니 세대 갈등을 넘어 새로운 혐오-증오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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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포크와 로큰롤 세대는 1970년대 디스코 열풍을 못마땅해했다. 비트는 경박스러웠고 ‘디스코 테크’로 상징되는 춤 문화는 천박했다. 그러건 말건 디스코는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 클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존 트라볼타가 주연한 77년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로 가히 정점을 찍었다. 정통의 록밴드 비지스가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맡은 것도 로큰롤 세대에겐 충격이었다. 그들에게 디스코는 70년대 인권운동과 더불어 부상한 새로운 문화 주체, 즉 여성과 흑인, 특히 동성애자들의 음악이었다. 한마디로 디스코는 문화적-정치적 위협이었다.
1979년 시카고 라디오 방송국(WLUP) 인기 디스크 자키 스티브 달(Steve Dahl)이 실직했다. 방송사가 디스코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재편하면서 그를 해고한 거였다. 경쟁사(WDAI)로 직장을 옮긴 그는 당시 흥행 최하위였던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주(Mike Veeck)를 찾아가 작은 이벤트를 제안했다. 디스코를 싫어하는 이들이 디스코 음반을 가져오면 입장료를 98센트(당시 WLUP 주파수)로 할인해주고 그 음반들을 모아 경기장에서 공개 화형식을 거행하자는 거였다.
7월 12일 시카고 코미스키(Comiskey) 파크 구장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드 경기. 관객은 평소(약 1만5,000명)보다 2배가 넘는 4만여 명이 몰려 스타디움을 채웠고, 또 그만한 인파가 입장을 못한 채 경기장 밖에 운집했다. 화형 이벤트는 첫 경기 후 휴식 시간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흥분한 관객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음반을 던지며 날뛰기 시작했고 동성애자와 흑인 혐오 구호가 난무했다. 통제 불능의 난동사태 와중에 최소 16명이 다쳤고, 화이트삭스는 남은 경기를 몰수패 당했다.
'디스코 데몰리션 나이트(Disco Demolition Night)'라 불리는 그날의 해프닝은 문화 헤게모니 세대 갈등을 넘어 새로운 혐오-증오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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