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멋진 포효, 사자의 콤플렉스 덕분이지[그림책]
고혜진 글·그림
달그림 | 52쪽 | 1만7000원

사자의 울음소리는 처음부터 무시무시했을까. 이야기는 사자의 포효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라는 엉뚱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옛날 옛적, 빛나는 갈기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용맹한 모습의 사자가 살았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지만, 그에게도 감추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아주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 자신의 비밀이 알려질까 봐 두려웠던 사자는 절벽 위에 올라가 빌었다. 우렁차고 힘 있는 목소리를 갖게 해 달라고.
연못을 지나던 사자는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자신보다 큰 것에 화가 났다. “소리를 다 먹어버리겠어!” 사자가 입을 벌리자 개굴개굴 소리가 빨려 들어갔다. 순간 사방이 조용해졌다. “소리를 다 먹으면 내 목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커지겠군!” 사자는 들리는 소리는 모조리 먹어치웠다. 동물들은 사자에게 소리를 먹히지 않으려 소곤소곤 말하게 되었다.

며칠 뒤 사자의 배가 볼록하게 불러왔고 엄청난 복통이 찾아왔다. 그가 데굴데굴 구르며 외쳤다. “다시는 소리를 먹지 않을게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때 작은 벌새가 소리쳤다. “크게 소리를 질러보세요!” 사자는 신음하며 “나는 큰 소리를 못 내”라고 고백했다. 벌새는 “배에 힘을 주고 한 번에 힘껏!” 소리를 내라고 알려주었다. 사자는 있는 힘껏 배에 힘을 주면서 입을 벌렸다. ‘꺼어억크헝.’ 그 순간 엄청나게 큰 트림이 나왔다. 그 후 사자는 더 이상 소리를 먹지 않았다. 대신 우렁찬 소리를 자랑하고 싶어서 틈만 나면 ‘꺼어억크헝’ 트림을 하게 됐다.
사자가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약점을 인정한 덕분이다. 심각하게만 생각했던 약점이 생각지도 못한 우연으로 가볍게 ‘치유’될 수 있음을 책은 유머러스하게 전해준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사자는 영화 제작·배급사인 MGM의 로고로 등장한다. 그 우렁찬 트림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포효가 되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손버들 기자 wi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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