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해마다 길고 강력해진다

서의수 기자 2025. 7. 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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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구 연평균기온 13.1℃
10년새 평년 대비 0.5℃ 상승
폭염 2.6일·열대야 1.1일 증가
전문가 "구조적 기후변화 결과"
지역 맞춤형 적응책 마련 시급
열대야가 이어진 7일 대구 신천에서 시민들이 산책하며 더위를 나고 있다.연합
경북·대구 지역에 기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연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열대야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기상 전문가들은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니라 구조적인 기후변화의 신호라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이 발간한 기후정보집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경북·대구의 연평균기온은 13.1℃로, 평년(1991~2020년 평균)인 12.6℃보다 0.5℃ 상승했다. 특히 봄철 평균기온은 0.9℃나 올랐고, 여름(+0.5℃), 가을(+0.4℃), 겨울(+0.4℃)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강수량은 연평균 1125.1㎜로, 평년보다 22.9㎜ 줄었고, 여름철 강수량은 줄어든 반면 가을에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계절별 편차가 확대됐다. 강수일수는 연평균 98.9일로 평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폭염과 열대야도 확연히 늘었다. 최근 10년간 평균 폭염일수는 17.8일로 평년(15.2일)보다 2.6일 많았고, 열대야 발생일수는 6.6일로 평년(5.5일)보다 1.1일 증가했다. 별도 분석된 2015~2024년 통계에선 폭염일수는 20.0일, 열대야는 7.8일로 더 높았다. 특히 대구는 연평균 폭염일수 33.4일로 전국 2위, 포항은 열대야 27.7일로 전국 3위를 기록해 두 지역 모두 전국 최상위권이다.

2024년 들어서도 무더위는 예년보다 빨랐다. 대구에서는 지난 6월 19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빠른 열대야가 나타났으며, 이는 1991~2020년 기준 첫 열대야일(7월 9일)보다 20일이나 이른 것이다. 7월 초 현재까지도 나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연간 열대야 일수는 1980년대 평균 8.7일이었지만 최근 3년간(2022~2024년)은 20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실제로 7월 3일 대구, 경산, 경주 등지 낮 최고기온이 36℃를 넘겼으며, 포항도 올들어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인 이상기후가 아니라,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구조적인 기후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계명대 김해동 환경공학과교수는 "예전에 우리가 알던 한반도의 여름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해수온 상승, 장마 실종 현상, 고온다습한 남서풍의 유입으로 인해 폭염과 열대야가 동시에 발생하는 기상 패턴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 상승은 농업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물 생육 변화, 병해충 확산, 가축 폐사 위험 등으로 인해 농업 생산량과 품질 저하가 우려되며, 냉방수요 증가로 에너지 소비 역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지역 맞춤형 적응 대책이 시급하다"며 "지속적인 기후 모니터링과 데이터 축적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은 기후변동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바탕으로 21세기 중반(2041~2060년)과 후반(2081~2100년)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구의 연평균기온은 현재(2000~2019년, 14.2℃)보다 중반기에 1.72.9℃, 후반기에는 최대 6.4℃까지 상승할 수 있다. 연간 폭염일수는 현재 31.3일에서 중반기에 최대 65.5일, 후반기에는 최대 118.5일로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올해부터 폭염영향예보를 기존보다 앞당겨 2일 전에 제공하고 있으며, 쪽방촌 등 폭염 취약계층에 예보 정보를 공유해 실질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위험기상으로부터 지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365일 24시간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