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상품화’로 소비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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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메이 브라운은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로 나와 공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질렛은 브라운을 진지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20세기 초 미국, 여성인 브라운은 남성인 질렛보다 약자였다.
노동자 브라운은 공장주 집안 질렛보다 약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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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그레이스 브라운 (1886~1906)
그레이스 메이 브라운은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로 나와 공장에 취업했다. 일터에서 공장주의 조카 체스터 질렛을 만났다. 브라운은 질렛과 사귀었다. 하지만 질렛은 브라운을 진지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20세기 초 미국, 여성인 브라운은 남성인 질렛보다 약자였다. 1906년에 브라운은 임신을 했다. 브라운은 고향에 돌아갔고 질렛에게 편지를 썼다. 브라운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지 않으려면 질렛과 결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스무살 브라운은 살아남기 위해 스물세살 질렛에게 매달렸다.
노동자 브라운은 공장주 집안 질렛보다 약자이기도 했다. 질렛은 그럭저럭 좋은 집안 출신이었고, 상류사회에 들어가고 싶어 부잣집 젊은 여성과 교제도 하고 있었다. 질렛은 가난한 브라운과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끔찍한 계획을 세웠다.
1906년 7월에 질렛은 브라운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7월11일, 외진 관광지 빅무스 호수. 질렛과 브라운은 작은 배를 탔다. 질렛은 브라운의 머리를 때리고 그를 물속에 던져버렸다. 헤엄치는 법을 모른다고 브라운이 예전에 편지에 쓴 적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의 주검이 이튿날 발견되었다. 뱃속에는 4개월 된 태아가 있었다. 질렛은 단순한 사고라고 우기다가 나중에는 브라운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재판 결과는 질렛의 유죄. 1908년 3월에 사형을 당했다.
이 살인 사건이 사람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은 까닭은 당시 언론 때문이다. 잘생긴 청년 사업가의 잔인한 살인 사건이 미국 사회를 흔들었다. 언론은 선정적이었다. 브라운이 질렛에게 보낸 연애편지를 그대로 보도했고, 편지를 인쇄한 작은 책이 길거리에서 판매되었다. ‘범죄의 상품화’였다. (뉴스를 소비하는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소설가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이 사건을 보고 ‘아메리카의 비극’이라는 소설을 썼고,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으며, 최근에는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오늘날에도 빅무스 호수에 브라운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목격담이 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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