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혁신위, 계엄 7달 만 “尹부부 전횡” 사죄문…주어없이 “내분” 첫머리에
“내분으로 날 새” “대통령 부부 전횡 못 바로잡아” “대표 강제퇴출” “총선참패” 등
5개항 사과…김용태 前비대위원장 촉구한 ‘尹탄핵 반대 당론 철회’는 명시 안돼
선출직 당원소환제 적극가동 등 7가지 약속도…당헌개정 전 전당원투표 부치기로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가 10일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을 발표하고 이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것을 ‘1호 혁신안’으로 추진키로 했다. 비상계엄 사태로부터 7달여 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탄핵 인용) 97일 만, 6·3 대선 패배로부턴 36일 만의 시도다.
12·3 비상계엄 전후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한’ 책임을 말하며 몸을 한껏 낮췄다. 다만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촉구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철회’가 담기진 않았다. 가장 먼저 사과한 대목은 사건과 계기를 특정하지 않은 “내분”이다.
안철수 의원에서 윤희숙 전 의원으로 위원장이 교체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날 공식 발표한 사죄문에서 첫째로 “내분으로 날을 새며 비전 마련과 정책역량 축적을 게을리하고, 절대 다수 정당의 횡포와 폭주에 무력했던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둘째로 “특히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선 국민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했다. 현역 의원들의 탄핵 반대 집단행동이 직접 거론되진 않았다.
혁신위는 셋째로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망각하고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 대목에선 윤 전 대통령과 친윤(親윤석열)계로 한정하지 않고 ‘계파, 특정인’으로 더욱 포괄적인 대상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넷째론 “당대표를 강제퇴출시키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규정을 급변시켜 국민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국민과 당원께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이준석 대표 시기 초유의 중징계와 지도부 해산용 당헌 개정, 2023년초 ‘나경원 출마 저지’ 초선 50인 연판장, 당원선거인단 투표 100% 경선 룰 강행, 선출된 김문수 대선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강제교체하려 한 사건을 특정한 모양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저지파였던 한동훈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 거부, 탄핵소추 직후 축출된 사례도 포함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섯째는 “2024년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당을 쇄신하지 못하고 또다시 분열로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켰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혁신위는 “새출발을 위한 약속” 7가지로 먼저 “국민의힘은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의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현장중심정당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셋째로 “사익추구와 우리편 감싸기 정치문화에서 탈피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 추상같은 자정능력을 회복하겠다”고, 넷째로 “시대를 선도하는 민생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다섯째는 앞선 4개 약속을 선출직 당직자·공직자 취임선서에 반영하는 것이다.
또 “만약 이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당원소환제를 적극 가동해 바로잡겠다”고 했다. 여섯째론 “공천은 상향식으로 전환하며, 특히 내려꽂기의 영역이었던 비례대표는 당원투표를 통한 상향식으로 전환하고 당세가 약한 취약지역을 적극 배려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를 주실시라”고 호소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혁신위 회의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전에 전제돼야 하는 건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이라고 1호 혁신안을 설명했다.
그는 “확실하게 가장 높은 수준에서 단절하기 위해선 당헌·당규 맨 앞장에 이런 잘못을 저질렀단 반성을 새겨 넣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헌 개정 전국위를 열기에 앞서 전(全)당원 투표로 당원 의사를 먼저 묻기로 했으며, 이는 현 지도부(송언석 비대위)가 수용한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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