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이전 촉구 결의안’ 부결 역풍?…“부산 말고 마산으로”

최상원 기자 2025. 7.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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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민들 사이에서 해양수산부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마산 인공섬. 창원시 제공

“해양수산부! 부산 말고 마산 오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연말까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완료를 검토하라”고 해양수산부에 지시했다. 그런데 최근 인근 경남 마산(현 창원시)에서 “부산 말고 마산에 해양수산부를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의회가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 전원 반대로 ‘해양수산부 부산 조속 이전 촉구 결의안’을 부결시키는가 하면, 강서구·동구·영도구가 서로 유치하겠다고 경쟁하는 등 부산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홍표 창원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10일 “옛 마산에는 해양수산부는 물론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들 모두 수용 가능한 인공섬이 있고, 당장 임시청사로 쓸 수 있는 옛 롯데백화점 마산점 건물이 인공섬 부근에 빈 상태로 있다”라며 “해양수산부의 마산 인공섬 이전을 촉구하는 창원시의회 차원의 대정부 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홍표 위원장은 또 “해양수산부가 만든 마산 인공섬이 몇년째 방치돼 있으니,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해양수산부는 마산 인공섬으로 이전하는 것을 부산 이전 방안과 함께 검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산 인공섬은 60m 떨어진 육지와 다리 3개로 연결돼 있다. 면적은 64만2167㎡로 해양수산부 이전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구간 안 복합항만지구(8만445㎡)보다 훨씬 넓다. 전체 직원 800여명인 해수부는 물론 산하 소속기관 68곳을 모두 이전해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청사 유치 마산 후보지. 그래픽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앞서 2003년부터 해양수산부는 마산항 개발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04~2015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옛 가포해수욕장을 매립해 가포신항을 건설했다. 또 가포신항에 3만t급 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항로 수심 12.5m로 마산만 바닥을 준설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를 처리할 준설토 투기장이 필요했는데, 시간과 경비를 아끼기 위해 가포신항에서 불과 1㎞가량 떨어진 마산 앞바다에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했다.

당연히 마산만 훼손, 해양 수질오염, 도시경관 훼손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창원시(옛 마산시)는 준설토 투기장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해양신도시로 개발하는 ‘마산해양신도시 개발계획’을 세웠다. 창원시는 민간자본 3835억원(2024년 기준)을 들여 2019년 말 인공섬을 완공했다. 하지만 인공섬은 6년째 허허벌판 상태이다. 애초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인공섬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왕에 만든 인공섬에 신도시를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직도 신도시 조성방안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창원시는 인공섬 건설비용을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았다. 아직도 갚아야 할 원금이 994억원이나 남았는데, 지금까지 지불한 이자는 이미 400억원을 넘겼다.

창원시민들 사이에서 해양수산부 임시청사 후보지로 거론되는 옛 롯데백화점 마산점 건물. 창원시 제공

임시청사 후보지로 거론되는 옛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인공섬까지 직선거리로 1.2㎞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해 6월30일 폐점 이후 건물 전체가 빈 상태이다. 지하 5층, 지상 20층에 연면적 9만7915㎡, 건축면적 4918㎡ 규모로, 해수부 전체 직원 800여명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또 전체가 비어 있어 용도에 맞게 조금만 손보면 곧바로 입주할 수 있다. 백화점 폐점으로 피해를 당한 마산어시장 등 이 일대 상인들은 해수부 이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30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와 지난 1일 간부회의에서 “필요하다면 수도권 공공기관은 물론 충청권에 있는 기관도 과감하게 이전해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해양수산부 등 해양 관련 모든 국가 기관들을 모아서 그야말로 해양수도를 만들려면 가덕신공항 등 트라이포트를 이룬 부산·진해신항 쪽으로 가야 한다. 부산·경남이 함께 큰 그림을 그려서 정부에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해신항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걸쳐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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