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정치권, 반성 없이는 미래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1개월이 훌쩍 넘었지만 대한민국의 정가는 여전히 소란스럽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정권의 과오를 들추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특검을 비롯 김건희 특검·해병대 채상병 특검 등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고,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은 당권을 향한 이전투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승리를 거둔 여당이나 패배한 야당이나 어디에서도 자아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돌이켜 보면 22대 총선에서 막강의 힘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무소불위의 힘으로 무자비한 탄핵소추권은 물론 법률까지 개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하는 데 불성실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 같은 힘을 휘두르면서 '대한민국이 입법독재국가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이없는 비상계엄령 선포로 이어졌고, 6개월간 나라가 흔들린 끝에 새로운 정부가 시작됐다.
그 혼돈의 시간 속에서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시성 있는 대응을 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고,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비롯한 외교적 흐름에도 한발 늦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계속되는 경제 침체와 각종 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에도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제때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들은 속만 타들어 간다.
결국 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면서 국민의 고단함도 커지고 있지만 틈만 나면 '국민의 뜻'을 앞세워 온 정치권에서는 국민이 사라져 버렸고, 그 부담은 모두 국민에게 떠안겨졌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서유기에 나오는 전설의 부채 파초선(파蕉扇)을 예를 들어 "한번 부치면 천둥번개, 두 번이면 태풍, 세 번이면 세상이 뒤집힌다"며 권력의 힘이 미치는 영향과 권력을 쥔 사람의 책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 비유는 전 정부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있겠지만 전 정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권력은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됨을 강조한 것이라 생각된다. 막강한 힘을 쥔 여당이나 정권을 빼앗긴 야당 모두 지난 시간을 반추하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되새겨 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