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낫네" 전용 수영장에 냉동 과일…동물원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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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발 담그고 먹고 있고만. 사람보다 낫네."
동물원은 그런 동물들을 위해 여름 보양식을 준비하거나 기온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조치를 한다.
올해 나이 스물넷, 사람으로 치면 80대 할머니인 불리에겐 '과일 특식'이 주어졌다.
수영장 안에는 포도, 바나나, 죽순 등 맛있는 과일까지 담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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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시원하게 발 담그고 먹고 있고만. 사람보다 낫네."
서울 기온이 36도에 육박한 10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불곰 '불리'가 수조에서 포도를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관람객이 넌지시 말했다.
어린이대공원은 폭염 탓에 한산했으나, 양산과 선글라스로 무장한 몇몇 관람객은 동물들의 특별한 여름나기를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동물들도 사람처럼 폭염에는 힘 없이 쳐진다. 동물원은 그런 동물들을 위해 여름 보양식을 준비하거나 기온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조치를 한다.
올해 나이 스물넷, 사람으로 치면 80대 할머니인 불리에겐 '과일 특식'이 주어졌다.
올여름 가장 '수지맞은' 친구는 개코원숭이다.
작년까지 개코원숭이 방사장엔 음수대만 있었는데, 더운 날씨에 원숭이들이 음수대에 자주 드나들자 아예 '수영장'으로 개조해준 것이다. 수영장 안에는 포도, 바나나, 죽순 등 맛있는 과일까지 담가뒀다.
김동옥 사육사는 "개코원숭이들의 '워터파크'를 오늘 처음 개장한다"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했다.

내실과 방사장을 가로막던 문이 열리자 수영장 설치로 지난 사흘간 바깥 구경을 못 한 개코원숭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엔 두 다리로 서서 새로 생긴 수영장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경계하는 듯하다가 곧 다리를 하나둘씩 담그더니 완전히 수조에 몸을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과일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살수차도 동물원 전역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혔다.
다람쥐원숭이들에겐 잘게 썬 당근, 사과, 토마토, 포도, 오이 등을 한 데 담은 '샐러드 한 상'이 특식으로 주어졌다.
오늘의 특별 토핑은 다람쥐원숭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밀웜이다.
원숭이들은 그릇을 들고 있는 사육사에게 쪼르르 다가와 밀웜과 과일을 조금씩 집어 먹었다.
김동한 사육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행동 풍부화' 차원에서 평소 잘 먹지 못하는 음식을 준다"며 "밀웜이랑 포도는 고단백, 고당류 음식이라 매일 주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안 먹으려 해 가끔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어캣들도 대야 한가득 채워진 얼음 사이에 숨은 밀웜들을 찾아 먹으며 몸을 식혔다.
코끼리들에게는 덩치에 어울리게 커다란 얼음 간식이 나왔다.
각종 고구마와 바나나 등 과일을 넣은 커다란 얼음을 주자 코끼리들은 얼음을 천천히 발로 굴려 깨뜨렸다.
얼음이 깨지자 안에 숨은 시원한 과일들을 기다란 코로 집어 먹기 시작했다. 얼음이 잘 안 녹자 연못에 아예 밀어 넣어 녹이는 똘똘한 친구도 눈에 띄었다.
긴 코를 이용해 진흙을 온몸에 뿌려 체온을 낮추기도 했다.

곱슬곱슬한 털을 가진 동물들은 통풍이 잘 안돼 더위에 더욱 약하다.
그래서 동물원은 여름이 오기 전에 알파카 털을 밀어주는 작업을 한다.
이날은 가장자리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뿜어나오는 작은 분수대가 마련됐다.
털이 짧게 깎인 알파카들은 순서를 지키듯 돌아가면서 물줄기에 몸을 적셨다.
물에 사는 물범과 물개도 더위에 예외는 아니다.
야외 방사장에 있는 수조의 물이 뙤약볕에 데워져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사육사가 던져주는 얼린 생선을 수조 안에서 받아먹던 점박이물범은 감질이 나는 듯 물 밖으로 튀어나와 배를 통통 튕기면서 사육사에게 다가가더니 본격적으로 생선 '먹방'을 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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