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충현씨 사고 이후에도…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여전히 위험 방치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 채 사용해왔던 태안화력발전소 설비들이 고 김충현씨 사고 이후에도 일부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의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확인 결과 여전히 규정대로 관리되지 않은 위험물이 존재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제대로 안전 점검을 받지 않은 기계들이 있었고, 크레인 및 비계작업에 대한 노동자 특별안전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압력용기 등 기계설비들은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고,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16시간의 특별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전KPS가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의 동료 하청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업무복귀명령을 내린 후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4일 밤 노동부에 긴급작업중지를 요청했다. 대책위의 위험상황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노동부 서산출장소 근로감독관들의 현장 점검 결과 현장에는 규정대로 관리되지 않은 위험물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감독관들은 이러한 설비들에 ‘위험설비 사용중지 명령서’를 부착했다.
사용중지 명령은 8호기 보일러1층1코너 압력용기 안전검사 미수검, 8호기 보일러9층 압력용기 리시버탱크1EA 안전검사 미수검, BB-03 water fog system(1) 내 압력용기(1) 안전검사 미실시, BB-03 water fog system(2) 압력용기(1) 안전검사 미실시 등으로 9개의 설비들에 내려졌다. 태안화력 내의 기계 설비는 대부분 한국서부발전의 소유다.

김씨 사고 이후 태안화력에 대한 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1000건이 넘는 위반사항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태안화력에서 숨진 고 김용군씨 사고 이후 실시된 특별근로감독(1027건 적발)보다 더 많은 위반사항이 적발된 걸로 파악됐다.
이태성 대책위 언론팀장은 “위험한 현장에서 더이상 일하다가 죽거나 다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과 안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사측의 일방적인 업무복귀명령에 대해 노동자들이 항의하며 긴급 작업중지명령을 노동부에 요청하자 서산출장소는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작업중지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동자들이 위험상황신고를 하며 실랑이를 벌인 끝에 근로감독관들은 5일 새벽 4시가 넘어서 현장에 출동했다.
ILO의 제155호 산업안전보건 협약은 작업중지권 보장과 함께 ‘사용자가 개선 조치를 하기 전에는 노동자가 복귀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업재해 1위임에도 이에 발맞춰 법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법은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과 정혜경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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