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코스피 이전 자격 '이상무'…경영진 선택만 남았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은 과연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갈아탈까. 최근 알테오젠 2대 주주가 이전상장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데 대해 알테오젠 측은 일단 "검토하고 있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이에 알테오젠이 당장 코스피로 옮겨갈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 이전상장은 언제쯤 성사될 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기 위해선 신규 상장과 동일한 수준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일단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상장 주식수 100만주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일반주주 보유 주식 비율 25% 이상 또는 500만주 이상 등 주식분산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수익성 등 주요 이전상장 요건 충족
경영성과와 관련된 요건도 있다. 매출·수익성, 시가총액 등 5가지 기준 가운데 1가지를 통과하면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사업연도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최근 3년 평균 700억원 이상)에 △영업이익·법인세차감전이익·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이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 5% 또는 이익 30억원 이상 기준을 만족하면 된다. 알테오젠처럼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면 그 자체로 경영성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감사의견은 △최근 사업연도 적정 △직전 2년 적정 또는 한정이어야 한다.
알테오젠은 이런 정량적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3476억원, 발행주식수는 5331만주, 일반주주 보유 비율은 73.8%다. 지난해 매출은 1029억원, 최근 3년 평균 760억원으로 매출 요건을 넘겼고, 세전영업이익은 366억원, ROE는 29.5% 수준이다. 감사의견도 최근 3년간 모두 적정이었다.
사실 형식 요건은 이미 수년 전부터 충족해왔다. 시가총액은 2022년 1조원을 넘었고, 자기자본·유통지분율도 코스닥 시절부터 기준을 웃돌았다. 다만 코스피 상장은 단순 수치뿐 아니라 수익성의 지속성이나 재무 안전성 등 질적 요소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회사 측은 그간 시장 상황과 실적 흐름을 고려해 신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해 수익성 기반도 다지면서 사실상 '경영진의 의지만 남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전상장을 결정할 경우 알테오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코스닥 상장폐지를 신청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 이전상장 논의가 부상한 것은 최근 알테오젠의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의 공개 발언에서 비롯됐다. 그는 "수년전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박순재 대표에게 알테오젠의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을 요청해 왔다"며 "단순 이미지 제고를 넘어 패시브 자금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고,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대주주 "이전 주저할 것 없다"...시총 30조원 기대도
이어 "코스닥에는 더이상 피어그룹(비교 대상) 회사가 존재하지 않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키트루다SC(피하주사) 판매가 시작되면 마일스톤 수익이 급격히 들어오기 때문에 더 이상 이전을 주저할 만한 불확실성이 없다"고 했다. 형 대표의 발언이 보도된 후 알테오젠 주가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증권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제품인 'ALT-B4'의 특허 존속기간은 2039년까지로 수익화 기간이 넉넉히 남아 있다"며 "경쟁사 할로자임의 사업 모델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밸류에이션 지표로 계산했을 때 (이전 시) 시가총액은 약 30조원 수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일 현재 알테오젠의 시가 총액은 약 24조원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이전상장의 필요성 등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추후 결정되는 사안은 공시를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피 이전상장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성장성을 중시하는 코스닥과 달리 코스피 시장에서는 실적 중심의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전상장 후 이를 뒷받침하는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상장 전후 단기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실제 2018년 2월 코스피로 이전한 셀트리온은 상장 당일 시가총액은 35조3279억원으로 2조원 이상 올랐지만 1년 뒤에는 26조9731억원으로 약 23% 감소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알테오젠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크게 확대돼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등 장기적 투자금이 필요한데 코스피 상장은 이런 자금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시장은 상대적으로 성숙한 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기술력이나 기업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고 외부에 인식될 수 있다"며 "이는 국내외 제약사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코스피 시장은 코스닥보다 공시 기준, 내부통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 실적 변동성이 크거나 내부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기업은 이전상장 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 산업은 아직 수익성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시장의 평가 기준이 더 엄격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옥현 기자 (okh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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