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뼛쭈뼛 초보끼리 통하듯…‘맨 뒷줄의 연대’ 표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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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할 때였다.
다문화 관련 연구를 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공 작가는 "제가 다문화 강의를 했었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이주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자주 겪는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며 "그냥 사건 사고 한 줄 기사로 보고 넘어갈 게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 자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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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길로 그는 여러 겹의 정체성을 포착하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3일 서울 마포구 문지 사옥에서 만난 작가 공현진(38)은 지난달 24일 첫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문학과지성사)를 펴내며 이제 ‘진짜배기’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공 작가는 김수영·신동엽·김종삼 시(詩) 연구로 국어국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부하는 이들이 주로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보냈다. 그 시절을 떠올린 그는 가슴께를 짚으며 “이 안이 계속 끓고 있었다”고 했다.
“논문 빨리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소설 쓰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딱 박사 논문 끝내고 갈증을 해소하듯 썼던 게 등단작이었어요.”
공 작가는 등단작 ‘녹’에서도 결혼이주여성을 그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인 다문화가정과 사회적 약자 문제를 다루고 있는 쉽게 보기 힘든 문제작”(소설가 오정희·성석제)이란 극찬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이어갔다. 신문 사회면에 ‘A 씨’ ‘B 씨’로 익명화되는 인물들을 소설로 끌어온 게 특징이다.

그의 소설에서 A·B 씨는 우리의 직장동료가 되기도 하고, 동네 만두가게 주인이 되기도 한다. 공 작가는 “(사건 자체를) 클라이맥스로 부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이미 뉴스에서 접하고 있다”며 “소설에선 자극적인 사건으로만 치고 빠지는 게 아니라, 현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이야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는 다 개인이지만 느슨하게라도 꼭 연결돼 있으면 좋겠어요. 거창하게 ‘연대할 거야!’가 아니어도, 어떤 식으로든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참 좋잖아요.”
현재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있다는 공 작가에게 소설가로서의 포부는 뭘지 궁금했다. “거창하게 멋 부리지 않고, 단 한 사람한테라도 ‘괜찮다’라는 위로를 주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떤 골방에 숨어서 자신을 자학하거나 괴롭히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멍청하지 않다’는 마음을 건네고 싶어요. 내가 비정상인 것 같고 좀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 같고 그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래도 괜찮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사랑스럽기도 하다. 꼭 얘기해주고 싶네요.”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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