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 빠르게 통과시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야"

박서연, 금준경 기자 2025. 7.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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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법 인터뷰]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임명동의제 확대 필요"
법안 보완 요구에 "지적 옳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법안 통과시켜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금준경 기자]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있는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 시점까지 계속 알리고 투쟁할 것이다.” 지난 7일 오후 4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3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서울 중구 전국언론노동조합(전국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한 말이다.

이호찬 위원장을 포함해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방송3법 개정안이 통과되길 촉구하며 연일 108배에 나섰다. 이호찬 위원장은 방송3법 처리 과정에서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현 시점에 처리하지 않으면 언제 다시 개혁의 동력이 붙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언론계 안팎의 반발도 있었다. 정치권 추천 이사 비중이 높다는 지적,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가 적용된 방송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 등이 잇따랐다. 이호찬 위원장은 “지적이 옳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돌아봐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송3법 통과를 위해 국회 앞에서 108배를 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사진=전국언론노조

- 방송3법 입법과 관련해 '속도'가 중요하다고 밝혀왔다.
“방송3법 개정을 원하는 공영방송 조직들의 절실함을 생각했을 때 빠르게 통과시켜야 된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 때 개혁의 시점을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됐는지 떠올릴 필요가 있다. 개혁의 동력이 가장 큰 시기에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한다. 방송3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내고 절충하는 과정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야 된다.”

- 방송3법의 정당 추천 몫에 대한 지적이 많다.
“국민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국회가 대표성을 갖기에 국회가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국회 추천 몫을 '0'으로 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100'과 '0' 사이의 의견이 천차만별로 갈린다. 사회적 논의 과정을 장기간 갖는다고 합의될 수 있는 사안인가? 윤석열 정부 때 국회를 통과했지만 거부권에 막힌 방송3법에도 국회 추천 몫이 있었다. 현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택해야 한다.”

- 과방위를 통과한 법안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안인가.
“저희는 정당 추천 몫을 당초에 3분의 1로 할 것을 주장했는데 이보다 1명씩 많은 안이 나왔다. 이 1명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한 시간도 있다. 이 법안은 (지배구조 외에도) 사장 추천위원회와 내부 견제 시스템 등 다양한 내용이 있다. 그래서 결단해야 한다고 봤다. 현시점에선 지금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걸 우선 삼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었다.”

▲ KBS 이사회 기준 방송3법 개정 전후 비교. 국회 의석비례는 교섭단체 기준. 디자인=안혜나 기자.

- 이 법안 내용 자체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다. 일부 여당 의원과 현업 관계자의 목소리만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언론노조가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법안 논의 과정에서 언론노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논의 과정 자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든 의견이 반영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통과시킬 만하다, 통과시키는 게 더 우선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의사 표현을 한 거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여야 나눠 먹기식으로 추천해서 공영방송 이사회를 꾸려왔는데 이제는 법적으로 정치권 추천 몫을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다.“그러면 기존의 관행으로 계속하기를 바라는 걸까. 정당 추천을 '0'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또 대표성 논란이 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 추천 몫을 인정하되 국회가 독점하고 있던 추천 권한을 다양한 주체들로 넓힌 안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성과 다양성의 절충점을 찾은 거라고 생각한다. 개혁적인 시민사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모든 의견을 존중하지만, 이 의견들이 합쳐지진 않는다. 그래서 빠르게 절충점을 만드는 게 절실했다고 본다.”

▲2025년 지난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민영방송사 노동조합 및 EBS지부가 대통령실에 방송법 개정 관련 의견서를 전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SBS본부

- 언론노조 내부에서도 임명동의제 적용 사업장에서 제외된 SBS와 지역 민영방송에서 반발하고 있다.
“충분히 문제 제기하실 수 있고 그 지적이 옳다고 생각한다.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를 확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이고, 저 스스로 돌아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공영방송에 관한 법으로 추진됐지만, YTN에서 사장추천위원회, 임명동의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면서 적용 방송사를 더 확대하는 논의도 있었던 걸로 아는데 현시점에선 어렵다고 본 것 같다.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는 보도하는 모든 사업장에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시점에서 종편과 민영방송까지 확대하는 걸 관철시키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 추후에는 확대할 수 있을까.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지역 민영방송과의 간담회와 전체회의에서 법안 처리할 때 관련 언급을 했다. 향후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추가적인 법 개정도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었고, 방통위의 재허가 재승인 조건에 임명동의제 시행 여부에 대한 심사 기준을 넣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편성규약에 임명동의제를 집어넣는 투쟁들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 방송3법이 정치적 독립성에 몰두한 나머지 경영적 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방송3법을 통해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 국회 추천 몫이 정당의 대리인만 추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회도 앞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시민사회와 학계도 국회 추천 몫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경영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국회 추천 몫에 포함할 수 있는 것이고, 종사자나 학회 등도 각자의 기준을 만들어 추천하게 될 거다. 학회는 3곳이 합의해서 추천하도록 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경영 전문가를 뽑을 수도 있다. KBS의 경영 상황을 타개할 만한 이사가 필요하면 각 추천 주체들의 추천 과정에서 반영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과방위 방송3법 폭주와 일방통행식 소위 운영 규탄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 국민의힘에선 방송3법이 민주노총을 위한 법이라고 한다. 특히 각 방송사 노조가 방송사를 장악했다고 본다.
“이 법안 어디에 노조가 장악한다는 내용이 있나.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구성은 말 그대로 동수로 구성하는 것이다. 동수가 결정하려면 누군가 상대편 한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이걸 어떻게 노조가 장악하는 법이라고 보나. 말이 안 된다. 현 방송법에도 제작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제작 자율성은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를 구현한 것이다. 이 법안의 핵심은 누구든지, 어떤 특정 세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 없게 만드는 거다. 민주노총과 언론노조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거짓 프레임이다.”

- 국민의힘은 기자회견까지 열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 대해 한마디도 말할 자격이 없다. 국민의힘이 과연 방송3법에 대해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스스로 돌아봤으면 좋겠다. 윤석열 정권 내내 기존 방송법을 이용해서 방송 장악에 앞장섰던 세력이다. 내란 정당이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송3법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 심지어 기존 법이 글로벌 스탠다드였다는 식의 주장까지 나온다. 방송3법에 대안을 내놓지도 않았고, 윤석열 정부 땐 기존의 방송법이 옳다는 주장을 하지도 않았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법안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방송3법이 시행되려면 방통위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이사 임명과 제청 권한도 방통위에 있다. 이를 위해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임기 연장 같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책임지고 사퇴하는 게 맞다. 방통위를 조속히 정상화해서 방송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게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가야 한다.”</>

- 방송3법이 과방위 전체회의까지는 통과됐다. 끝으로 할 말은.
“공영방송이 정권으로부터 장악되고, 탄압받고, 구성원들이 징계당하고, 해고당하면서 싸운 10여 년 투쟁 기록들이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 냈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자는 건 故(고) 이용마 기자의 꿈이기도 하다. 공영방송 투쟁을 하다가 병을 얻었고, 자신의 목숨이 끝나는 시점까지도 공영방송 사장 선출을 국민이 직접 참여하게 하자는 게 이용마 선배의 바람이었다. 공영방송이 장악되면서 국민이 겪은 피해들, 사회적 비용을 생각했을 때 한 단계 앞으로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과방위 통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10여 년간 이뤄내지 못한 과제를 법사위, 본회의 통과 시점까지 계속 알리고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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