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수가 '미지명'이었다니…공·수 다 된다! 불꽃야구 출신 유망주가 불러일으키는 경쟁의 바람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3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보볼넷을 기록하며, 롯데의 5-4 승리를 견인했다.
아직 롯데 팬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이름 박찬형. 박찬형은 배재고를 졸업한 뒤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박찬형은 연천 미라클-화성 코리요에서 커리어를 이어갔고,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의 트라이아웃에 합격하면서, 본격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대호의 추천 속에서 지난 5월 롯데와 육성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형은 지난 5월 처음 2군 무대를 밟았고, 13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8타점 타율 0.255 OPS 0.633를 기록하던 중 '트레이드 복덩이' 손호영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자,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몇 차례 훈련 과정을 지켜봤던 김태형 감독은 박찬형에게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으나, 2군에서는 "오히려 경기를 잘한다"는 추천 속에서 일단 박찬형에게 기회를 줘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기회를 박찬형이 제대로 잡아가고 있다. 수많은 선수들이 프로 무대를 처음 밟으면, '벽'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박찬형에게 해당되지 않았다. 박찬형은 콜업 직후 두 차례 대타 기회를 살려내더니 6월 27일 KT 위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면서, 프로는 물론 1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자신감도 충분했다. 박찬형은 1군 투수들과 대결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독립리그 때도 그렇고, 나는 공격적으로 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말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생각보다 독립리그랑 크게 차이도 없는 것 같다"며 "야구는 투수 놀음이기 때문에 투수가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한 타석에서 실투가 하나씩은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9일 경기에서 박찬형의 존재감은 다시 한번 빛났다. 박찬형은 2-1로 근소하게 앞선 2회말 공격에서 내야 안타로 타점을 생산하더니, 4-4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 수비에서 펄펄 날아올랐다. 롯데는 심재민이 선두타자 박준순에게 내야 안타를 맞으며 무사 1루의 상황이 만들어졌고, 후속타자 박계범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여기서 박찬형이 등장했다.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던 박찬형은 홈을 향해 빠르게 내달린 후 박계범의 타구를 집어들더니, 2루를 향해 공을 뿌리며 선행주자를 지워내는 좋은 수비를 펼쳤다. 심재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큰 수비.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 수비가 병살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1사 1루의 상황이 지속됐는데, 이번에는 강승호의 빗맞은 타구를 잡아낸 뒤 다시 한번 과감하게 2루에게 공을 건네며, 선행주자를 삭제했다.
박찬형이 두 번의 탄탄한 수비로 두산의 스코어링 포지션을 저지하면서, 조금씩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고, 연장 11회말 1, 2루 찬스에서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를 폭발시키면서, 롯데는 지난 2012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전반기를 3위를 확보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후 박찬형은 11회 수비 상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첫 번째 번트 수비 상황은 원 바운드로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2루 승부를 해야겠다는 순간 판단이 있었다. 공을 잡는 과정에서 (손)성빈이의 2루 콜도 과감한 승부에 도움이 됐다. 또, 경기 전 문규현 코치님과 번트 수비 훈련을 하며 조언을 들었던 것 덕분에 몸이 반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강승호의 빗맞은 타구에 스탭이 꼬여 있는 상황에서도 2루를 저격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두 번째 타구 수비 때는 연장 동점 상황이었기 때문에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었다. 공을 잡았을 때 1루 주자가 4분의 3정도 와 있었고,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박찬형이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박찬형의 출전은 자연스럽게 보장될 수밖에 없다. 성공은 입단 순이 아니라는 것을 박찬형이 직접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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