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싼 것이 몰려온다…日·中의 공습, ‘다이소 천하’ 흔들까

조유빈 기자 2025. 7.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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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4조원’ 다이소 성공에 미니소·요요소 등 글로벌 브랜드 잇따라 한국 상륙
IP 굿즈 등 ‘스펀지 전략’으로 시장 겨냥…“일정 부분 시장 뺏길 가능성도”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다이소의 신화는 계속될 수 있을까. 국내 저가 생활용품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토종 브랜드 다이소의 아성에 중국과 일본의 저가 생활용품 브랜드들이 도전장을 냈다. 연매출 4조원에 달하는 다이소의 막강한 실적을 지켜본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 중국 미니소는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상품을 앞세웠고, 일본 다이소는 새로운 이름으로 국내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요요소, 일본 로프트까지 진입 채비를 마친 가운데, 균일가 중심이던 시장 판도가 다변화할 조짐도 엿보인다.

과거 '짝퉁 다이소' 논란으로 철수했던 미니소 등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던 브랜드들은 현지화 전략을 수정해 재도전에 나섰다. 중국과 일본의 '가성비' 브랜드들이 다이소가 이끄는 생활용품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상표 거절당한 日 다이소, '쓰리피'로 재출격

최근 일본 대표 잡화점 브랜드 돈키호테는 편의점 GS25와의 협업을 통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돈키호테는 전 세계 630개 이상의 매장에서 생활용품, 식품, 화장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돈키호테의 한국 진출은 이번이 최초로, '일본 여행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돈키호테의 상륙 소식에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요요소'도 국내에 상륙한다. 전 세계 3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생활잡화 브랜드다. 생활용품, 화장품, 자체 PB 상품 등이 주력이라 대표 카테고리가 다이소와 유사하다. 7월 중 전북 군산에 1호점을 열 예정으로,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도시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수도권으로 매장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국내시장에서 실패를 맛봤던 미니소는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에 다시 발을 들였다. 캐릭터 IP를 새로운 전략으로 삼아 글로벌 IP 80여 개와 협업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현재 대학로점, 홍대점, 강남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중국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니소의 가격은) 균일가 매장 가격 수준을 소폭 상회했지만 유명 캐릭터 IP 상품 평균가보다 싸다는 인식에 구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일본 다이소의 모회사인 다이소 인더스트리즈는 '쓰리피'라는 상표를 국내에 등록했다. 쓰리피는 일본 다이소의 '300엔 숍'으로 문구, 화장품, 인테리어 소품 등을 약 300엔(약 2814원)에 판매한다. 일본 다이소는 2019년 'DAISO' 상표로 국내 등록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하자 브랜드명을 바꿔 한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당시 특허청은 "아성다이소의 상표와 호칭이 동일해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거나 식별력 등을 손상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생활잡화점 로프트까지 최근 한국에서 상표권 등록을 마치는 등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이 점점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 미니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고배 마신 브랜드도 재진출…정면승부 피해

저가용품 브랜드들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배경에는 토종 기업 다이소의 성공이 있다.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악화 상황에서도 초저가 전략을 유지한 다이소의 호성적을 보고 진입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일단 다이소가 구축한 유통망과 브랜드 충성도를 감안할 때 글로벌 브랜드의 위협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다이소는 전국에 155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카테고리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형점, 직영점 위주 출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던하우스, 자주 등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들도 판매 제품의 카테고리를 넓혀가는 만큼 단순히 '가성비' 측면의 경쟁에서는 해외 브랜드들이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미니소가 구축한 비교적 비싼 가격, 일본 기업에 대한 이미지 등이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이소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다 노브랜드 등 국내 브랜드도 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격적인 가격이 아니라면 한국 시장에서 다이소의 아성을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일본 최대 잡화점 돈키호테 팝업스토어 © 시사저널 박정훈

실제로 과거 글로벌 생활용품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사례가 있다. 미니소는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짝퉁 다이소'라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2021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인테리어 소품, 자체 디자인 상품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일명 '북유럽판 다이소'로 불렸던 덴마크 생활용품 전문점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도 한국 직진출 선언 1년 만에 영업을 종료했다. 이를 두고 이들 기업이 다이소와의 경쟁에서 완벽하게 패배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 진입하는 생활용품 브랜드들이 각자의 전략을 재수정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만큼, 다이소가 굿즈 등 일정 부분에서 시장의 파이를 내줄 수도 있다. 미니소가 IP 상품으로 노선을 튼 배경에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유통학회 고문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다이소가 저가 생활용품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것은 사실이지만, 재진출하거나 새로 진입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최소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타깃군을 설정하고 상륙하는 것"이라며 "중국·일본 브랜드가 다이소의 독과점 상황에서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스펀지 전략'을 사용한다면 다이소는 일정 부분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 다이소 역시 차별점을 구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방어에 전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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