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맨홀 사고 발주처 인천환경공단, 불법 하도급 전수조사 ‘뒷북’
민주노총 ‘책임 회피’ 공단 엄벌 촉구
노동부, 감독관 25명으로 사업장 감독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천 맨홀 사고 발주처인 인천환경공단이 올해 발주한 모든 용역사업에 대해 불법 하도급 여부를 조사한다. 이번 맨홀 사고는 하도급을 금지했음에도, 발주처도 모르게 3차까지 재하도급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산하 인천환경공단은 올해 발주한 용역사업 474건 중 발주처의 동의 없이 불법 하도급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오는 11일까지 전수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인천환경공단은 1차 구두조사에 이어 용역을 수행할 때 인력투입 현황과 신분 확인 등을 거쳐 불법 하도급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환경공단은 하도금을 금지했는데도 불법으로 진행됐을 경우 계약위반으로 간주, 계약해지 등 강력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맨홀 사고 예방을 위해 외주 사업시 안전 담당 직원을 반드시 참여시키고, 차집관로 등 맨홀 작업 등 위험지역은 출입하지 않고, 수중 드론 등 무인장비 투입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일 인천 계양구의 한 맨홀에서 ‘차집관로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용역’ 사업을 위해 조사를 하던 중 맨홀 내 유독가스에 중독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용역사업은 인천환경공단이 지난 4월 발주, A사가 수주했다. 하지만 A사는 발주처의 동의 없이 B사에 하청을 줬고, B사는 다시 C사에 재하청했다. C사도 D사에 재하청 주는 등 B~D사까지 사실상 3단계 재하도급이 이뤄졌다.
특히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C사 대표와 숨진 D사 노동자는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사전에 가스 측정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산소마스크도 안 쓰고 맨홀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이날 인천환경공단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인천환경공단은 하도급을 금지했다는 이유를 들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며 “이번 사고는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것인 만큼, 인천환경공단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사고가 난 뒤 불법하도급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선 것은 ‘뒷북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번 맨홀 사고와 관련해 25명 감독관을 투입해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김윤태 중부고용노동청장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후진국형 재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집중점검·감독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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