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서 받은 박수, 세상 헤쳐나갈 큰 힘 됐으면”

김지은 기자 2025. 7. 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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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박수를 받은 경험과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앞으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 믿어요."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연극단 '옥탑방달팽이'의 창작 공연을 4년째 이끌고 있는 추미정(35·사진) 연출가는 9일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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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연극단 ‘옥탑방달팽이’ 연출가 추미정
“인공와우 수술한 아이들 출연
발음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져
공연 예술의 힘과 보람 느껴”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연극단 ‘옥탑방달팽이’ 단원들이 성인 배우들과 함께 9일 창작극 ‘미로의 백화점’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랑의달팽이 제공

“무대에서 박수를 받은 경험과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앞으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 믿어요.”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연극단 ‘옥탑방달팽이’의 창작 공연을 4년째 이끌고 있는 추미정(35·사진) 연출가는 9일 이렇게 말했다. 오는 19∼20일 창작연극 ‘미로의 백화점’ 공연을 앞둔 그는 이날도 배우들과 밤늦게까지 연습을 했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10명과 성인 1명, 비장애인 배우 5명이 참여해요. 아이들 방과 후에 연습하느라 시간이 많이 부족하지요. 창작극은 원래 쉽지 않은 작업인데, 이번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기에 더욱 큰 도전이에요. 주인공 ‘미로’도 청각장애 소녀여서 아이들 의견을 많이 반영하며 함께 만들어 가고 있어요.”

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도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때론 말보다 몸이 진심을 더 잘 전하죠. 귀로는 들을 수 없어도 마음으로 느끼는 소리와 울림이 있잖아요. ‘내면의 소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진짜 나의 춤’이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연극 활동을 통해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은 그에게 큰 원동력이 된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아이들의 발음이 점점 좋아지고, 무엇보다 정말 많이 밝아졌어요. 예전엔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던 아이가 지금은 다른 친구를 챙길 정도로 달라졌지요”

그는 젊은 연출가로서로는 드물게 사회 참여 공연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옥탑방달팽이뿐 아니라 비영리단체인 ‘제로캠프’ 연출가로도 활동 중이다. 2015년 연극 배우로 데뷔한 그는 학교 밖 청소년 뮤지컬에 배우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연출을 맡게 됐고, 7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제로캠프는 소년교도소 수형자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등을 통해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비영리 단체다.

“처음엔 대중 무대를 통해 유명한 배우, 연출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알게 됐죠. 좋아하는 공연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저에게 큰 행복이에요. 무대를 경험한 뒤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방황하던 아이들이 조금씩 교화되고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공연 예술의 힘과 보람을 느끼죠.”

그는 제로캠프 창립자인 최불암 배우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세요. 연극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깨우쳐주셨기에 이 소중한 일을 지속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관심은 부족하고, 특히 수형자들과의 작업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도 따른다.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진심을 다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조금 열린 마음과 응원의 눈빛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은 최근 오디션을 마치고 8월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이 공연은 매년 신한은행과 사랑의열매 후원으로 열고 있다. 김천소년교도소 소년 수형자들의 연극 무대는 11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옥탑방달팽이 공연은 청각장애인의 사회 적응을 돕는 사회복지단체 ‘사랑의달팽이’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무대(서울 CKL스테이지)를 지원한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요. 옥탑방달팽이가 하나의 극단으로 성장해 전국을 돌고, 언젠가는 해외 무대에도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무대를 통해 아이들의 세계가 더 넓어지길 바랍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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