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도로 확장에 4천억원? 광주시장님, 그 돈 쓰시죠

이삼섭 2025. 7. 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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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무등일보DB

호남고속도로 확장을 두고 광주시가, 아니 강기정 광주시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도로 하나 넓히는 문제가 현직 시장을 이토록 궁지로 몰아넣을까.

이 사업에 대해 알아보면 출퇴근 시간대면 꽉 막히는 호남고속도로 광주 도심 통과 구간(11.2㎞)을 편도 3차선으로 만들고 용봉IC 진입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국가고속도로니깐 원칙상 정부(한국도로공사)가 전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광주 도심 내 교통혼잡 개선을 위한 것이라 정부가 안 해주니 아쉬운 대로 지난 2015년 광주시가 부담을 50% 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문제는 그사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치고 신규 아파트 단지 소음대책이 얹히면서 사업비는 3천억원에서 8천억원가량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광주시가 5대5로 재정을 분담하기로 했으니 최소 4천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광주시는 국비 지원을 끌어내려 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광주시가 올해 분담비(367억원)를 내지 않으면서 국비가 올해 추경에서 삭감됐다. 대선공약에 따라 국비로 전액 혹은 국비 분담 비율을 올리기 전까진 안 된다고 버티는 입장이다. 이대로 분담금을 넣으면 국비 증액을 약속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현 재정 상태로는 빚내지 않고는 4년간 4천억원, 매년 1천억원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저러나 해도 표면적으로 보면 강 시장이 신뢰를 어긴 상황이다. 그러니 지역 국회의원도 광주시의회도 야당도 시민들도 강 시장을 향해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며 비판 중이다. 인터넷 뉴스 댓글들도 살벌하다. 온통 시장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성토 중이다. 그런데도 강 시장은 그냥 돌멩이가 날아오면 그대로 맞고 있다. 사방에서 오체를 묶고 잡아당기며 죽어가는 상황인데도 버티고 있다.

대단한 고집이 아닐 수 없다. 국비 증액을 약속받지 못해도 시민들이 그렇게 원하면 쫌 들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내년 지방선거 표가 눈앞에서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데도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세금 써서 도로 넓히는데 싫어할 사람 없잖나. 빚 안 내고 돈 아끼려는 지자체장이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던가? 빚 내서 돈 잔치하는 건 지자체장 특권이고 전통 아니던가? 명분도 충분하다. 의회에서도 야당에서도 하라고 등 떠밀고 있다.

빚이야 나중에 누군가 갚을 것이다. 국비를 제외한 4천억원은 광주시가 140만명 정도 되니 한 사람당 30만원, 4인 가족으로 12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광주시민 1인당 147만원을 빚지고 있는 상황에서 177만원으로 조금 더 늘어날 뿐이다. 겨우 출퇴근 시간 6분 줄어드는데 지방비 4천억원을 태우는 게 맞는지 고민하는 건 머리만 아프다. 어떻게 하면 지방비 부담을 줄일지, 또 앞으로 어떻게 갚아나갈지 다 같이 고민하는 건 사치다.

얼마 전 시내버스 파업 때도 그냥 세금으로 버스기사 월급 올려주겠다고 했으면 됐을 텐데 그렇게 안 해서 버스 파업 길어져 비난만 가득 안지 않았나. 이쯤 되면 결론은 하나다. 세금은 고민하지 말고 그냥 쓰면 된다. 인기에 도움 안 되는 '재정 건전성' 따지다간 무능하다는 말만 듣는다.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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