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경주여행] 4 천년고찰 불국사


-보불로: 경주 여행의 감초 같은 길
보문단지에서 덕동댐을 끼고 언덕길을 넘으면 보불로가 펼쳐진다. 이 길은 양쪽으로 근현대사부터 역사 콘텐츠까지 다양한 문화 자산들이 줄지어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경주의 또 다른 매력이다. 특히 2010년 문을 연 '성테마박물관 러브캐슬'은 세계 각국의 성에 관한 전시품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더해진 공간으로,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이색 박물관이다. 여기서 관람객들은 독특한 경험과 함께 은근한 흥분과 유머를 만끽하게 된다.
보불로를 따라 자리한 펜션과 글램핑 시설들은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누리려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불로 서쪽의 하동저수지는 카페와 식당 등의 문화콘텐츠로 사계절 강태공과 시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유채꽃과 해바라기, 능소화 등 계절별 꽃이 장관을 이루며 포토존 역할을 하는 바실라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식당과 카페가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공예촌은 유기공방, 화살공예, 토기 제작체험 등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공예촌 깊숙이 자리한 역사박물관은 석굴암과 첨성대, 성덕대왕신종 등의 신라 역사과학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체험과학교실이다.

-불국사: 천년고찰의 위엄과 예술
불국사는 경주 여행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이미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의 정수로 소문이 나 있다. 세계문화유산 불국사라는 묵직하게 새겨진 글씨를 보며 일주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불교적인 교리와 문화예술, 상상의 꼬리를 물게 하는 신비스런 과학의 세계로 빠져든다.
사천왕문을 지나 불국사 앞마당에 들어서면 하늘을 향해 직립한 돌기둥 당간지주 4기가 먼저 눈을 압도한다. 이어 수학여행객이라면 무조건 단체사진을 찍게 되는 국보로 지정된 청운교와 백운교 돌다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찬찬히 신라의 예술 감상에 빠져들게 된다.

불국사의 사리탑은 섬세한 조각과 독특한 형식으로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일시 반출되는 등 고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청운교와 백운교, 그리고 연화교와 칠보교로 이어지는 돌다리들은 무지개 모양 홍예기법을 적용한 독창적 구조로, 부처님의 세계로 건너간다는 상징성을 지니며 통일신라의 건축기술과 예술적 가치를 함께 보여준다.
불국사의 석조 미술품들, 특히 내부에 유일하게 연꽃무늬가 새겨진 석조는 통일신라 석조미술의 뛰어난 정교함을 증명하며 보물로 관리되고 있다. 불국사의 금동비로자나불좌상과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은 각각 비로전과 극락전에 모셔져 있는데, 금빛으로 빛나는 이 불상들은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대변하는 보물이다.

불국사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으나, 18세기 영조 때 복원돼 통일신라의 석조 기단과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이 대웅전은 신라시대 불국사의 중심 법당으로, 석가모니 부처를 모신 '큰 영웅'의 공간으로 오늘날까지 불교의 맥을 잇는 대표적인 불상으로 설명되면서 보물로 관리되고 있다.
대웅전 바로 뒤에는 말로 법을 전하는 강당이 무설전이라는 이름의 고건축물로 우뚝 서있다. 무설전 동쪽벽면에는 김교각 지장보살상이 실물 크기로 제작돼 고국 땅을 찾아와 대중을 만나고 있다. 지장보살상은 신라 성덕대왕의 아들로 전하는 김교각 스님이 중국에서 수련하다 등신불로 화했다 하여 중국인들이 김교각 탄생 1300년을 기념해 제작 기증했다.
대웅전 주변의 석축은 가구식 석축이라 불리며, 경사진 지형 위에 정교하고 견고하게 쌓아 통일신라 석축미술의 백미를 보여주는 보물이다. 석축 가운데 가끔 삐죽삐죽 튀어나온 돌못들은 천년을 하루 같이 버티게 하는 과학의 힘을 상징하고 있다.

-석굴암: 신라 불교미술의 과학과 예술의 조화
석굴암은 토함산 8부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산 중턱에 평평하게 조성된 주차장에서 내려 일주문을 지나 10여분 흙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이내 신화 속의 이야기나라 같은 석굴을 마주하게 된다.
석굴암의 구조적 건축기술과 뛰어난 예술적 가치는 불국사와 함께 신라시대 불교미술의 절정으로 평가받는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석굴암은 예술성과 함께 놀라운 과학적 건축 기술이 결합된 걸작으로, 한글이 국보 1호라면 석굴암은 국보 2호로 불릴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그 완벽한 비례와 치밀한 구조는 현대 과학으로도 해석하기 어려울 만큼 선조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

석굴암 내부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금강역사와 사천왕상이 배치되어 있으며, 본존불 위 돔 구조의 천개석이 세 조각으로 갈라져 있는 모습도 삼국유사 등의 역사적 기록과 일치하고 있다. 본존불은 인자하면서도 위엄 있는 얼굴 표정으로, 자연스러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토함산의 역사기행
석굴암 주변의 토함산은 '석탈해'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산의 지형적 특성에 따른 명칭 설이 공존하며, 해발 745m의 토함산 정상에서는 매년 해맞이를 하려는 지역주민과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토함산은 신라시대 5악 가운데 동악으로 호국의 진산으로 신성시 해왔다. 특히 문무왕이 꿈에서 석탈해왕이 나타나 다시 토함산에 장례를 치르라고 해 토함산에 모시고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발굴조사를 거쳐 토함산 정상 부위에서 신라시대 사당이 있었던 유적을 발견해 역사 기록이 사실에 기인한 것을 반증하기도 했다.
토함산은 불국사와 석굴암이 위치해 있고, 정상에 석탈해왕을 제사지낸 사당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하며 지금도 신성한 산으로 전한다. 경주의 동쪽을 감싸는 산맥으로서 신라 수도를 지키는 수호의 산이자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석굴암 주차장에서 산길을 따라 토함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새소리와 들풀 향기, 다람쥐의 귀여운 등장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산 중턱에 마련된 성화채화지를 지나면 이내 탁 트인 사방이 눈길을 시원하게 하는 정상에 이른다. 토함산 정상에 서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며 서라벌 전 지역을 둘러볼 수 있어 석탈해왕이 산신이 돼 신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사실처럼 여겨진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이 글은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소개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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