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래 기타를 멘 청년이 부르는 애절한 ‘사랑의 노래’ 같아[이 남자의 클래식]
각각 독립적 성격과 내용 갖는
생전 발표안된 가곡 14곡 모아
단순하고 명료한 아름다운 선율
가곡중 가장 잘 알려진 ‘걸작’

세레나데(Serenade)란 프랑스어로, 이탈리아어 ‘세라’(Sera·저녁)에서 유래된 말이다. 독일어로는 슈텐츠헨(Standchen)이라 하며 우리말로는 ‘저녁의 음악’ 정도로 해석되는데 늦은 저녁 사랑하는 이의 집 창가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연주나 노래를 뜻한다. 연모하는 마음을 담은 음악답게 대개는 낭만적이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띠는 것이 음악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 k.525)를 비롯해 구노,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다양한 형식의 세레나데를 작곡했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단 한 작품만을 꼽으라면 단연코 슈베르트의 가곡 ‘세레나데’다.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797∼1828)의 ‘세레나데’는 그의 유작인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D.957)’에 수록되어 있는 곡으로 그의 대표작일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가곡을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걸작 중의 걸작이다. 슈베르트처럼 가여운 삶을 살다 간 작곡가가 또 있을까. 그는 생전 이름을 알린 작곡가가 아니었다. 변변한 피아노 한 대 장만할 돈이 없어 기타 줄을 튕겨가며 악보를 그려 나가야만 했고 일거리가 없어 늘 궁핍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러던 20대 후반의 어느 날, 불현듯 몹쓸 병마가 찾아왔다. 언제부턴가 고열을 동반한 불면의 밤이 이어지더니 어느새 구토와 정신이상 증세까지 발현하기에 이르렀다. 장티푸스와 신경열, 매독의 종합적인 증세를 보이던 그는 침소에 들 때마다 고통에 겨워 차라리 이대로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매일 밤 기도했다. 1828년 11월 19일 그렇게 그는 불과 31세의 이른 나이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이너’ 출판사 사장 토비아스 하슬링거(Tobias Haslinger, 1787∼1842)는 슈베르트가 생전에 발표하지 않은 14곡의 작품을 부랴부랴 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슈베르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백조의 노래’란 제목을 붙여 연가곡집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백조는 일생 울지 않다가 죽기 직전에 딱 한 번 아름다운 소리로 울고 죽는다는 전설이 있는데, ‘백조의 노래’는 예술가들의 유작을 상징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가곡집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D.957)’는 슈베르트가 직접 붙인 표제가 아니라 슈베르트를 애도하며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책을 팔아보려는 심산으로 출판사에서 붙인 제목이다.

흔히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으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Die schone Muillerin, D.795)’(1823), ‘겨울나그네(winterreise, D.911)’(1827),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D.957)’를 꼽는다. 그의 3대 가곡집 중 ‘백조의 노래’는 다른 두 가곡집과 달리 노래의 내용이나 음악의 흐름에 연결성이 없다. 흔히 악상이나 곡의 성격이 연관성을 갖는 연가곡집과는 달리 각각의 독립적 성격과 내용을 갖는 14곡의 가곡 모음집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의 연가곡집들에 비해 ‘백조의 노래’의 작품성이나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슈베르트 말년에 작곡된 만큼 피아노와 텍스트는 더 강하게 결합되어 있고 표현은 단순하고 명료하며 선율은 그지없이 아름답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저자
■ 추천곡 들여다보기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4번 세레나데는 왜 슈베르트가 ‘가곡의 왕’으로 불리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작품으로 1826년 슈베르트가 29세가 되던 해 루트비히 렐슈타프의 시에 곡을 붙여 완성했다. 14곡으로 이루어진 그의 마지막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 D.957’ 중 네 번째에 수록된 곡으로 슈베르트 특유의 감성적이고도 아름다운 선율이 넘쳐흐른다. 피아노가 자아내는 아르페지오의 펼침화음은 기타가 연주하는 효과를 나타내어 마치 달빛 아래 기타를 메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청년의 애절함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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