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브랜드 즐비했던 신시가지...쏟아지는 빈 점포에 “버티는 것도 한계”

인구가 급증하며 지역 최대 상권으로까지 일컬어졌던 제주시 연동 신시가지. 한때 골프웨어를 비롯한 고급 브랜드가 즐비했던 거리였지만 무너지는 내수경기로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9일 오전 찾은 연동근린공원 초입부터 제주우편집중국까지, 6차선 도로 1km 구간에 '임대' 팻말을 붙인 빈 점포는 14곳에 이르렀다. 이마저 1층 점포만을 셈한 것이어서 다층 건물의 경우 2층 이상의 공실 사례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 거리의 지난 3개년 풍경을 포털사이트 거리뷰 정보 서비스를 통해 대조해보니 불과 2022년 7월만 하더라도 빈 점포는 6곳에 불과했다. 개중에는 같은 장소에서 1년에 한번씩 업종이 바뀌는 점포도 있었고, 5년이 넘게 공실인 건물도 있었다.

이날 만난 지역상인 김모(50대)씨가 운영중인 의류업 매장은 양 옆이 모두 공실인 상태였다. 김씨는 "좋은 브랜드가 운영중인 매장이었는데 지난해말 쯤 문을 닫았다. 나라고 사정이 좋은 것이 아니라 겨우 견디고 있는 수준"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코로나 이후에 잠깐 살아나는듯 했지만,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한 차례 꺾였고, 지난해 계엄으로 또 한 차례 꺾이면서 인근 상인들이 버티질 못했다"며 "나라에서 지원책을 낸다고는 하는데, 내수경제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있을까 싶다"고 하소연했다.

'임대' 팻말에 쓰인 연락처를 통해 연결된 공인중개사도 "임대비나 년·월세의 문제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다보니 자영업자들이 떠나는 현상은 단순히 어느 특정 지역에 한정된 문제만은 아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지역주민 이모(60대)씨는 "이 지역에서 20년 동안 살았는데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코로나 때 골프가 한창 유행할 당시 여러 브랜드가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상가가 거의 전멸한 것을 보며 경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때 제주시를 대표하던 상권의 변화는 내수 경기 위축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가-지자체 차원의 경기부양책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