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외면? 우리도 배우고 싶어요" 시민강좌 줄줄이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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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에서는 인문학이 외면받는 분위기이지만 인문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각종 사업에 쓰고 남은 자투리 예산을 모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대학강좌를 개설했더니 마감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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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강좌 중 인문학 3개 포함 6개 마감
"시민 36% 인문·문화 강좌 원해 개설"

대학 입시에서는 인문학이 외면받는 분위기이지만 인문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각종 사업에 쓰고 남은 자투리 예산을 모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대학강좌를 개설했더니 마감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9일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이 시민이 듣고 싶은 강의를 원하는 대학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시민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 '구독대학'(10개 대학 15개 강좌)을 마련해 1일부터 7개 강좌 수강 신청을 받은 결과 6개 강좌(9일 기준)가 마감됐다.
인문학으로 분류되는 4개 강좌 중에서는 3개가 모집 완료됐다. 마감된 강좌는 △성균관대에서 주역·서경·논어·맹자 등 동양고전을 공부하는 강좌(삶의 지혜와 도전의 철학으로서 동양고전·35명 정원) △건국대에서 열리는 인문학·독서·문해력·글쓰기 분야로 진로를 모색하는 시민을 위한 강좌(문학심리분석상담을 위한 스토리텔링과 자기서사 분석·44명 정원)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장편소설 '구토'를 읽고 그 의미를 곱씹어보는 강좌(인공지능 시대에 다시 읽는 사르트르의 '구토'·35명 정원)다. 진흥원은 "모든 강의는 수강 취소하는 경우를 대비해 정원 외 약간 명(5명 안팎, 강좌마다 다름)을 더 접수하는데, 세 강의 모두 사나흘에 대기자까지 다 채웠다"고 말했다. 한국성서대가 개설한 유대경전 '타나크'를 학습하는 강좌(고대 근동이 현재에게 말하다: 유대경전 ‘타나크’로 바라보는 현대사회·35명 정원)만 남았다.

인문학에 대한 갈증은 사전 설문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어떤 강좌를 개설할지 파악하려고 시민 34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5월 27일~6월 7일)를 실시한 결과, 81명(23.6%)이 인문교양을 선호했다. 요즘 대세인 인공지능(AI)·디지털 134명(39.1%) 다음으로 많았던 것. 문화예술 77명(22.4%), 대학특화 분야 48명(14.0%)이 뒤를 이었다. △홍익대가 개설한 문화예술 강좌(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술이야기)는 첫날 마감됐고 △한방의학에 강점을 보이는 경희대가 개설한 한방의학 정보 강좌(2개)도 신청자가 몰려 며칠 만에 마감됐다.
박미경 대학협력팀장은 "공모를 통해 시내 17개 대학과 손잡고 중장년에 직업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서울마이칼리지'를 시작한 뒤 '인문학도 강좌도 듣고 싶다'는 문의가 꽤 있었다"며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중장년 외에도 20, 30대 청년과 40대 직장인도 인문학 수업을 많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구독대학'은 시민 수요가 커 신설됐지만, 사전에 계획한 사업이 아니라 배정된 예산도 없이 추진됐다고 한다. 박 팀장은 "다른 사업에 쓰고 남은 사업비를 조금씩 모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다"며 "반응이 좋으면 정식 사업으로 전환하고 사업도 확대해 예산을 시와 시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심 있는 시민에게 수강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진흥원은 지지부지(知之不知) 조선 사람(고려대), 인문학 명저 읽기(이화여대), 색으로 보는 세상(홍익대), 디지털 네이티브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부모생활(중앙대), 반도체 뉴스이해하기(연세대), 예술인문학(성균관대) 등 8개 강좌의 수강신청을 조만간 받을 예정이다. 담당 교수와 조율이 끝나면 서울시평생학습포털(sll.seoul.go.kr) 내 '서울시민대학→서울마이칼리지' 메뉴에서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용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은 "인문교양 분야를 학습하면 시민의 질적 수준이 높아져 사회가 더욱 발전하게 된다"며 "구독대학을 통해 배움의 길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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