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6억 대출 규제는 가계부채 대책입니까

김진형 금융부장 2025. 7. 1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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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은 전격적이었다. 6월28일부터 연봉이 5000만원이든, 5억원이든 소득과 상관없이 금융회사에서 빌릴 수 있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6억원을 넘을 수 없게 됐다.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린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원칙을 흔들면서까지 내놓은 '6억원 제한'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주일만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 신청액은 반토막났다.

초강력 규제라는 평가지만 사실 6억원이라는 대출한도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동안에도 대출 6억원은 DSR 규제로 연소득이 1억원 정도 되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6억원을 30년 만기로 대출받는다면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이 300만원에 달한다. 매월 300만원씩, 30년을 갚는다고 상상하면 숨이 턱 막히지 않는가. 올해 1분기에 집행된 주택담보대출 중 6억원이 넘는 대출은 전체의 10%에 불과했고 주택금융공사의 '2024 주택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담대 평균액은 1억8000만원이었다. 그동안 없던 규제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보여지지만 6억원씩 빌려서 집사는 사람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6·27 대책에 포함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는 집을 사면서 동시에 전세 세입자를 들여 그 전세금으로 집값의 일부를 지불하는 갭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갭투자에 정부 자금으로 보증하는 전세대출을 무제한 활용하도록 놔두는게 정상은 아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면 실거주 의무는 필수다. 주담대를 받을 경우 6개월 이내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한 수순이다. 이 조치로 지방 부자들의 서울 원정 투자도 차단된다.

전세대출의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춘 것은 전세대출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서울보증보험의 100% 공적보증을 받아서 은행들이 취급했다. 보증 100%라는 의미는 은행들이 돈을 못받을 위험이 1도 없다는 의미다. 돈 떼일 염려가 없으니 은행들은 전세대출을 남발했고, 대출이 쉽게 나오니 세입자들은 고가의 전세를 얻을 수 있었고, 집주인들은 세입자의 전세대출을 이용해 쉽게 갭투자를 했다. 이 구조로 인해 2016년말 36조원이던 전세대출은 지난해 기준 200조원으로 폭증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6·27 대책에 담긴 조치들은 비정상적인 부동산거래를 떠받치고 있던 대출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이 조치들이 너무 과격하고 파격적이라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비정상적인 부동산거래에 둔감해져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가 아니라 '왜 이제서야 하느냐'고 지적해야 옳다. "누구는 그렇게 돈 벌었는데 나는 왜 그런 기회를 박탈하느냐"고 반박할 수 있지만 비정상적인 자산 증식에 '공평한 기회'를 요구하는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주택구입과 관련없는 대출까지 다 틀어 막으면 어쩌라는 거냐는 지적은 타당하다. 주택구입에 쓸 수도 있다는 이유로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모두 제한했지만 실제 그 대출이 없으면 당장 살아가는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6·27 대책 발표 당시 금융위원회는 이번 대책이 부동산대책인지, 가계부채 대책인지 묻는 질문에 가계부채 관리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봐도 불붙은 부동산시장을 겨냥한 단기 대책이지만 이 말이 사실이려면 이번 조치들이 집값의 흐름과 무관하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린다'는 원칙과 '지나친 부동산과 가계대출 쏠림 현상 해소'라는 목표를 향한 후속조치들이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수요자들이 언제 또 뭐가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 예측가능한 금융플랜을 세울 수 있게 해야 한다.

김진형 금융부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금융부장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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