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먼저 마시고 공 칠게요… 골프 선수들의 ‘심리 안정수’
골프 중계를 보다 보면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다. 중요한 퍼팅을 앞둔 선수가 퍼터를 들고 그린을 바라보다가 불쑥 캐디백 쪽으로 향한다. 그러고는 물 한 병을 꺼내 한 모금 삼킨다.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이 짧은 행동은, 실은 스포츠 심리학에서 의미 있는 습관 중 하나다. 이른바 물 한 모금의 심리학이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다는 건 단순한 수분 보충이 아니다. 일종의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는 행위다. 퍼팅이나 티샷처럼 결과에 대한 압박이 클수록, 선수들은 몸이 굳고, 심박수가 올라가며, 실수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문다. 이때 물 한 모금은 심리적 흐름을 끊고, 자신을 ‘지금 여기’에 고정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효과를 낸다.
사람이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침이 마르고, 입안이 건조해진다. 물을 마심으로써 구강 내 촉각 자극이 부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신체가 이완 상태로 전환된다. 또한 특정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자기 통제감을 얻고, 뇌를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물을 마시는 동안 자신만의 리듬을 회복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된 나’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 한 모금 마시기는 운동선수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적용 가능하다. 발표를 앞둔 순간, 중요한 전화를 걸기 전,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물 한 모금을 마셔보시라. 그 몇 초가 긴장되고 달아오른 감정을 잠시 멈추게 해준다. 특히 분노나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 작은 루틴은 상당한 심리적 진정 효과를 준다.
가뜩이나 요즘 활활 타는 폭염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갈증을 느끼기 전, 탈수 감지 신경이 작동되기 전, 자주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을 일상의 버릇으로 삼아보자. 물 한 모금이 탈수 예방제이자, 심리 안정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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