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괴담, 일본 분위기와 한국 언론의 소비

김중걸 기자 2025. 7. 9. 22:2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중걸 편집위원

2025년 7월 5일, 일본에서 발생할 대지진에 대한 예언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일본 만화가 다쓰키 료의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 나오는 예언을 근거로, 일본 내에서는 이른바 '7월 대지진'이 올해 발생할 것이라는 괴담이 퍼졌다. 이 괴담은 한국, 중국, 홍콩 등 주변 국가에서 큰 관심을 끌며, 관광객들의 일본행 예약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현지에서의 반응은 예언과 괴담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이러한 예언을 일축하며, 7월 5일 발생한 소규모 지진도 예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7월 5일 오전 6시 29분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에서 발생한 진도 5강의 지진이 뉴스로 보도되었지만, 일본의 방송과 보도는 의외로 침착했다. 사실, 일본 내에서 보도된 내용은 자극적인 영상 없이 진앙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주민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특별히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지난 3일부터 후쿠오카 현지에서의 분위기는 괴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현지 뉴스는 지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함께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중의 불안을 조성하는 대신 사실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한국 언론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에 괴리감을 느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 제목은 대개 '7월 대지진 예언, 오늘이 그날!'과 같이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괴담에 불안감을 느꼈고, 일본행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현실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 내에서는 대체로 침착한 반응을 보였지만, 외부에서 과장된 정보가 흘러나가면서 더 큰 불안감을 키운 셈이다.

중국 대사관은 일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의 경고가 일본 대지진에 대한 예언이 부각된 시점에 맞춰 발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예언은 틀렸지만, 대지진 위험은 시간문제"라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홍콩 관광객들은 일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본행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했고,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11.2%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월 대지진' 예언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예측이 불가능하며, 과학적 근거 없는 예언에 대해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들은 일본에서 발생하는 수천 건의 소규모 지진들이 일상적인 현상일 뿐, 이들이 대지진을 예고하는 신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므로 예언대로 지진이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1500회 이상의 소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군발지진'이라고 불리는 다수의 지진들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지진 활동은 대지진 예언에 대한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지진 활동이 일반적인 군발지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번 '7월 대지진' 괴담은 결국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방식이 어떻게 대중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의 일부 언론은 클릭 수를 얻기 위한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며, 사실과 괴담을 혼동하는 보도를 했다. 이러한 보도 방식은 괴담을 사실처럼 포장하며, 무책임하게 대중의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일본 현지에서는 괴담의 진위를 따지는 대신 실제 사건에 대한 정보만을 냉철하게 전달하며, 대중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후쿠오카의 시민들은 괴담과는 달리 일상적인 삶을 이어갔고, 일본 현지 방송은 일부 섬 주민들의 대피 상황을 담담하게 전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언론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7월 5일 대지진' 예언은 지나갔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과 보도의 책임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괴담이 사실처럼 보도되고 자극적인 뉴스 소비가 확산될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감과 사회적 영향은 막대하다. 일본 기상청의 입장을 따르면 지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자연현상일 뿐이며,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현상이다. 따라서 언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을 사실처럼 보도하기보다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대중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뉴스보다는 사실에 근거한 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