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너무 적어”…‘방위비’도 꺼낸 트럼프

사실상 국방비 대폭 증액 요구
양국 정상회담 희망하는 한국에
‘원스톱 쇼핑’ 협상 카드로 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산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및 국방비 지출 확대를 압박한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관세와 무역, 안보를 연계해 ‘원스톱 쇼핑’을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한국을 재건했고 거기에 (미군이) 머물렀다. 하지만 그들은 그 군대(주한미군)를 위해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인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그들은 자신들의 군대를 위해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강요했던 새 국방지출 기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지출’을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도 요구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 당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을 언급하며 “나는 (한국이) 1년에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내야 한다고 했다”면서 “한국은 난리가 났지만 30억달러(약 4조1200억원) 인상에 동의했다. 따라서 나는 전화 한 통으로 30억달러를 벌었고 만족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체결된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한국이 1년간 1조389억원을 부담한다는 내용이었다.
주한미군 규모를 부풀려서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주한미군 4만5000명(실제로는 2만8500명)이 있다고 잘못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부터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으로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 100억달러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한국과 일본을 상호관세율 일방 통보의 첫 타깃으로 삼은 지 하루 만에 한국에 방위비 카드를 내민 것은 한국과의 막바지 협상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 협상 의제로 방위비 등 안보 이슈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한국 정부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추진 입장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무역적자 축소, 무역장벽 철폐, 방위비 분담금 및 국방지출 확대 등 통상·안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청구서’가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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