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러브버그 방제법 철회해야…생명 학살로 이어질 것”

김명일 기자 2025. 7. 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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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뉴시스

최근 수도권 일대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이른바 ‘러브버그 방제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9일 녹색당 동물권 위원회, 동물행진, 봉산생태조사단, 생명다양성재단, 서울환경연합, 은평민들레당 등 환경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생태계 영향이나 인체 유해성 등 과학적 기준이 아니라 자의적 해석에 따라 과잉 방제와 생명 학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곤충 대발생 원인 중 하나인 생태계 교란을 악화하며, 혐오에 법적인 힘을 싣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심리적 불쾌감이나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곤충이 대량 발생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방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러브버그 방제법)’을 발의했다.

단체들은 김재섭 의원에 대해선 “그는 소셜미디어에 ‘러브버그 때려잡자’라며 게시물을 올리고 러브버그를 없애달라는 댓글이 달릴 때마다 지역구에 방역차를 보냈다”며 “대중의 불편을 혐오로 선동하며 ‘형만 믿으라’는 말로 러브버그 박멸의 해결사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노먼 레플라(Norman Leppla) 미국 플로리다대 식풍농업과학연구소 곤충·선충학과 교수는 ‘곤충을 환경에서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부작용을 동반한다’라며 ‘회피(avoidance)가 최선의 대처 방법’이라 말한다”라며 “피하기 전략은 방임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전략이었듯, 러브버그 역시 ‘공존을 위한 거리두기’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브버그 방제법은 원하든 원치 않든 생태계 안에서 함께 살아야 할 곤충과 적대적 관계를 맺게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 눈앞에서만 치워버리는 박멸이 아닌 곤충 대발생 원인에 대한 연구와 조사다. 국회는 책임을 갖고 ‘러브버그 방제법’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인천 계양구에서는 지난달 계양산 산책로를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의 모습이 여러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하루 수십 건의 민원이 접수된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4일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대대적인 러브버그 방제 작업을 펼쳤다.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러브버그 방제에 환경부가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가 ‘러브버그와의 전쟁’에 나선 것은 더는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발생 규모가 커졌고,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러브버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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