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가 사랑한 한글, 현대감성으로 깨어나다
빈도높은 시어 20개 도출해 재해석
내달 24일까지… 체험 행사도 진행

‘나’ ‘밤’ ‘하나’ ‘눈’ ‘마음’ ‘하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윤동주의 작품에는 서정적인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시어는 독립을 향한 열망과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윤동주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윤동주가 사용했던 시어와 결합해 탄생한 동시대 예술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윤동주가 사랑한 한글’이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활성화 전시지원사업 일환인 이번 전시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수원문화재단은 윤동주기념사업회와 협력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윤동주 시인의 시 124편에 등장하는 사용 빈도가 높은 시어 20개를 도출했다.
이는 전시에 참가한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 12명에게 창작의 씨앗이 됐다. 이들은 윤동주의 예술 세계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장르는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으로 다양하다.
윤동주의 시어 ‘달’과 ‘별’을 택한 김나리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오르고 저무는 달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여인의 몸으로 형상화했다.

‘밤’과 ‘아이’라는 시어를 독특한 기법으로 해석한 양대원 작가의 ‘욕망-아이’에선 모음은 가느다란 실선으로 나타나고 자음은 검은색과 황금색으로 채워진다.
장준석 작가는 글자의 모양만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게 아니라 시각적인 조형성과 언어적인 의미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윤동주의 시어 ‘별’과 ‘꽃’을 택한 그는 글자에 내재된 의미와 상징성을 담은 ‘Fantasiless’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나만의 시어가 담긴 카드와 키링 만들기 체험, 윤동주 시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영화, 관객과의 대화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 관계자는 “한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일상 속에서 광복 80주년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24일까지.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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