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공룡처럼 멸종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구태를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난 자취를 보면, 뱀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지도 모른다는 불사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이런 특성은 환경 변화가 상수가 된 현대사회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렌드가 격변하는 시대에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환경 적응과 자기 혁신,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트렌드코리아 2025」 p.13.
환경 변화에 적응한 생물은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생태계에서 사라졌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뱀처럼 껍질을 벗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늘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더블 스코어에 가깝게 밀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7월 첫째 주(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더불어민주당이 46%로 국민의힘 22%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60% 이상 높은 것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분석된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62.1%가 '잘함'이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부정 평가는 31.4%로 긍정 평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도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53.9%나 되는 등 전국에서 긍정 평가가 모두 과반이나 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차이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을 보면 과연 야당이 된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한가하게 당권 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6.3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을 쇄신해 새롭게 리모델링하려던 혁신위원회는 출발과 동시에 좌초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원 5명을 발표하자,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사퇴라는 초강수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이 추천한 혁신위원 후보가 빠졌다는 이야기도 돌았고,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세력인 일명 쌍권(권영세, 권성동)의 탈당 등 인적 쇄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사퇴 배경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의결을 거친 혁신위원들을 두고, 새 혁신위원장만 선임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겠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출범시키려는 혁신위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확률이 높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이 언급한 혁신은 주류인 친윤계의 반발에 부닥쳐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혁신위원장은 얼굴마담으로 정치 이력 한 줄 얻는 게 전부일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혁신을 원한다면 혁신위원장에게 혁신위원 선정부터 전권을 주는 게 옳다. 요식 행위 같은 혁신위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더구나 전당대회가 시작되면 당대표 후보끼리 인적 쇄신 등 혁신 방안을 놓고 경쟁을 벌이며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혁신위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뱀처럼 커지면 커지는 대로, 추워지면 추워지는 대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이 공룡처럼 멸종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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